나사 직원이 주황색 우주복을 입은 스누피 인형에게 내년에 타고 갈 오리온 우주선을 보여주고 있다./NASA


지난 10일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케네디 우주센터에 도착한 스누피(Snoopy) 인형 사진을 공개했다. 스누피는 미국의 만화가 찰스 먼로 슐츠가 1950년부터 그리기 시작한 만화 ‘피너츠’에 등장하는 비글 강아지로, 주인공 찰리 브라운의 반려견이다.

스누피는 내년 2월 나사가 새로 개발한 유인(有人) 우주선 오리온에 탑승해 달로 간다. 공식 임무 명칭은 ‘무중력 지표’로, 오리온 우주선이 무중력 상태에 진입하면 공중에 떠 제일 먼저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보다 먼저 달 우주선 탑승

나사는 50년 만에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우주 발사체인 스페이스 론치 시스템 SLS와 우주인이 타는 오리온 우주선을 개발했다. 내년에는 첫 시험 발사여서 우주인은 타지 않고 마네킹이 탄다.

2022년 2월 달로 가는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하는 스누피./피너츠

무중력 지표는 옛 소련의 우주인 유리 가가린이 1961년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우주 비행을 할 때 무중력을 알아보려고 작은 인형을 가지고 간 것이 계기가 됐다. 무중력 지표로는 부딪혀도 충격이 없는 천 재질 인형을 선호한다. 스누피 인형은 1990년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처음 무중력 지표로 탑승했다.

스누피와 우주의 인연은 반세기가 넘었다. 1969년 나사의 아폴로 10호는 달에서 후속 아폴로 11호가 착륙할 지점을 정찰(snoop)하는 임무를 맡았다. 우주인들은 정찰 임무의 영어 단어를 따서 달 착륙선은 스누피, 사령선은 찰리 브라운이라고 불렀다. 이후 나사는 우주비행사들이 비행 안전과 임무 성공에 기여한 관계자들에게 주는 ‘스누피 실버상’을 제정했다.

이탈리아 연구진이 개발한 비행 로봇 아이언컵이 배낭형 추력기를 점화한 모습 . 만화에 나온 아톰을 닮았다./IIT

◇아톰 닮은 비행 로봇도 개발 중

일본에도 우주의 꿈을 심어준 만화 캐릭터가 있다. 바로 ‘아톰’이다. 데쓰카 오사무가 1952~1968년 잡지에 연재한 공상과학(SF) 만화 주인공으로, 발에서 불을 뿜고 하늘을 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흑백과 컬러 TV 만화영화로도 제작돼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1980년 일본 니혼TV에서 방영한 우주소년 아톰 애니메이션./니혼TV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간하는 스펙트럼지는 지난 8일 아톰을 꼭 닮은 로봇 ‘아이언컵(iRonCub)’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공대(IIT) 연구진은 ‘IEEE 로봇공학과 자동화 레터’에 발표한 논문에서 두 팔과 배낭에 추력기 4개를 갖춘 비행용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은 추력기에서 나오는 화염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바지도 입었다.

아이언컵은 아직 비행 시험은 하지 못했지만 추력기 연소 시험은 성공했다. 연구진은 하늘을 나는 인간형 로봇이 추후 사람이 착용하는 외골격 형태 비행 로봇의 시험장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