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의 시력 손상을 막아줄 특수 침낭이 개발됐다. 우주정거장에서 자고 나면 안구가 납작해져 잘 보이지 않는다. 중력이 거의 없어 체액이 머리로 몰려 안구를 압박하기 때문이다. 우주 침낭은 화성 탐사처럼 몇 년씩 걸리는 우주 임무에서 우주인의 시력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병원의 벤저민 르빈 교수 연구진은 “지구 중력을 모방한 침낭을 개발해 우주인이 수면 중 눈이 짓눌리는 것을 막을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9일 국제 학술지 ‘미의사협회지(JAMA) 안과학’에 발표했다.
◇진공청소기로 체액 흡입, 하체로 보내
지구에서 서 있으면 중력 때문에 체액이 하체로 몰린다. 누워서 잠을 자면 체액이 재분배되면서 두개골 내부 압력이 3배나 높아지지만 잠에서 깨서 일어나면 바로 압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중력이 거의 없는 우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계속 지구보다 많은 체액이 머리로 몰려 눈을 압박한다.
르빈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우주 침낭은 체액을 빨아들이는 흡입장치이다. 이를 테면 하체에 진공청소기를 씌운 것과 같다. 중력을 모방한 진공청소기로 체액을 빨아들여 머리에서 하체로 보내는 방식이다.
연구진은 1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우주 침낭을 실험했다. 우주의 미세중력 상태를 실험실에 구현하는 대신, 자원자들을 72시간동안 누워 있도록 했다. 르빈 교수는 “3일간 누워 있으면 안구가 우주에서처럼 압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 다음 우주 침낭을 쓰도록 했다. 안구를 단층영상장치로 촬영했더니 진공 흡입 방식의 우주 침낭은 안구 형태의 변화를 감소시켰다.
◇장기간 화성 탐사에서 시력 보호
우주를 다녀온 사람들은 약 70%가 안구 형태가 바뀌어 시력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이른바 ‘우주 비행과 관련된 신경안구증후군(Space Flight-Associated Neuro-ocular Syndrome, SANS)’이다.
체액이 머리로 몰리면 눈을 압박한다. 그러면 나이든 사람처럼 수정체가 납작해져 눈의 초점이 망막 뒤에 맺히는 원시(遠視)가 발생한다. 그러면 먼 곳은 잘 보이지만 가까이 있는 물체가 잘 보이지 않게 된다.
르빈 교수는 “지금은 교정용 볼록렌즈로 우주인의 시력 손상을 보정할 수 있지만 2년 이상 걸리는 화성 탐사같이 장기 우주여행에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인이 시력 손상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없다면 임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으로 시력 손상을 막는데 가장 적합한 우주 침낭 사용 시간을 알아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