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치매는 전 세계 제약사들에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질병이다. 수십 년 동안 엄청난 돈을 투자했지만 아직도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는 지난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허가를 받았다. 이 약은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베타 아밀로이드에 결합하는 항체로 만들었다. 아두카누맙의 FDA 허가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가 지난해 ‘2021년 주목되는 10대 과학뉴스’ 중 하나로 꼽을 정도로 초미의 관심사였다.
바이오젠은 당초 2019년 3월 임상 3상에서 아두카누맙의 효능을 입증하지 못해 개발을 중단했다가 그해 10월 약물의 용량을 높여 임상 3상을 재개했다. 이 두 번째 임상 3상에서 치매 환자의 인지 능력 감소를 22%까지 늦췄다고 바이오젠은 밝혔다.
FDA는 두 임상 결과가 다르게 나오자 시판 이후 효능과 안전성을 추가로 확인하는 임상 4상 시험을 한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다. 약값은 환자당 연간 5만6000달러(6600만원)의 고가였다. 하지만 약효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전문가위원회도 아두헬름의 효과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유럽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바이오젠에 이어 미국 일라이릴리도 알츠하이머 치료제 허가를 추진하고 있다. 업체 측은 지난 1월 임상 2상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성분명)’이 치매 환자의 증상 진행을 32% 늦췄다고 밝혔다. 역시 베타 아밀로이드에 결합하는 항체 치료제이다. 릴리는 지난 10월 FDA에 신약 승인을 요청했고, 스위스 로슈도 내년 하반기 완료를 목표로 ‘간테네루맙’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바이오기업 아리바이오가 지난달 초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2021 알츠하이머임상학회’에서 치매 치료 후보물질 AR1001의 미국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아리바이오는 안전성과 약효를 확인했다며 내년 초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젬백스앤카엘은 국내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의 임상 2상을 마쳤으며, 내년부터 3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