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장수(長壽)에 관여하는 새로운 단백질을 발견했다.

이승재 한국과학기술원 교수와 이철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사, 박승열 포스텍 교수 공동연구진은 “골지체에 위치하는 ‘MON2′ 단백질이 자가포식을 통해 장수를 유도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3일 밝혔다.

연구진은 물질 수송과 단백질 변형 등이 일어나는 세포 내 소기관인 골지체와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가 노화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주목했다.

골지체는 세포 내에서 생성된 단백질을 목적에 따라 변형시키거나 분류해 필요한 위치로 배송하는 세포 내 우체국과 같은 역할을 한다. 골지체에 존재하는 단백질(MON2)은 기존에 주로 물질 수송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로 알려졌었지만 수명 조절과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저하돼 수명이 길어진 돌연변이 예쁜꼬마선충에서 정상 선충과 달리 특이적으로 많이 생성되거나 적게 생성되는 단백질(골지체 단백질 MON2 포함 1000여종)을 발굴했다. 그 다음 이들 돌연변이 모델의 수명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골지체 단백질 MON2가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뿐만 아니라 식이 제한된 예쁜꼬마선충의 장수에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MON2가 세포 소기관 사이의 물질을 수송하고 자가포식을 향상시켜 장수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세포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세포 안에서 만들어져 그 역할을 다한 단백질 등을 수시로 제거하거나 적절히 변형하는 리사이클링 과정(자가포식)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승재 교수는 “미토콘드리아, 골지체, 오토파고좀의 세 가지 세포소기관의 유기적인 소통이 장수와 관련 있음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어떻게 세포소기관 내 물질 수송이 자가포식 향상을 유도하는지에 대한 분자 수준의 기전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