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양진경

미국 우주개발 스타트업 스핀런치는 최근 원심력을 이용해 로켓을 발사해 고도 100㎞의 준궤도에 올리는 실험에 성공했다. 엔진을 점화하지 않고도 로켓을 우주로 보낼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발사대의 높이는 50m, 지름은 30m다. 회사는 200㎏ 무게의 소형 위성을 실어 보낼 수 있도록 발사 장치를 더 크게 만들 계획이다.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면서 우주에도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우주 발사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환경오염 문제가 기업의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엔진이 필요 없는 발사대를 개발하거나 로켓 엔진에 친환경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업체들도 늘어났다.

◇지구 중력 탈출은 원심력이 맡아

우주 로켓 발사는 필연적으로 환경 문제를 일으킨다. 로켓은 엄청난 연료를 연소하면서 발사된다.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은 한 번 발사될 때 케로신(등유) 112t을 쓴다. 이때 336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는 자동차로 전 세계를 70바퀴 도는 수준이다. 로켓 발사에서 나온 그을음이나 염소, 산화알루미늄 입자는 대기 상층부로 방출돼 2~3년씩 머문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114번의 로켓 발사가 있었다. 우주산업계는 앞으로 우주 관광 수요가 늘면서 연간 최대 1000번씩 로켓이 발사될 것이라고 추정한다. 아직은 발사 횟수가 적어 로켓 발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수 있지만, 앞으로 발사가 급증하면 환경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는 것이다.

스핀런치는 연료를 태울 필요가 없는 로켓 발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진공 상태인 발사대 안 회전팔에 로켓을 장착하고 빠르게 회전시킨다. 목표한 속도에 도달하면 회전팔이 로켓을 놓아 우주로 총알처럼 날려 보낸다. 회사는 이 방식으로 최고 시속 8000㎞까지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상용화된다면 최소한 지구의 중력을 이기는 데 필요한 로켓 엔진은 필요 없어진다. 우주에서만 엔진을 점화해도 충분하다. 발사한 로켓은 지구로 회수해 재사용하는 것이 목표다. 스핀런치는 “연료 사용량은 4분의 1로, 발사 비용은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 바이오 로켓 연료도 등장

연료를 바꿔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업체들도 등장했다. 보통 발사체의 연료로 케로신을 많이 쓴다. 지난 10월 발사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도 케로신이 쓰였다. 미국 우주 스타트업 블루시프트는 지난 2월 케로신 대신 바이오 연료를 이용해 로켓을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블루시프트는 농업 폐기물로 만든 고체 바이오 연료와 산화제로 액체 산소를 사용한다. 이번 발사에서는 우주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바이오 연료의 가능성은 확인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영국 스타트업인 스카이로라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활용해 ‘에코신’이라는 로켓 연료를 개발했다. 스카이로라는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그을음, 황을 포함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2022년 말 첫 발사가 목표인 영국 오벡스는 바이오 연료를 사용해 탄소 배출량을 최대 96% 줄일 계획이다.

우주 선도 기업들도 친환경 로켓을 개발하고 있다.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은 액체 산소와 수소를 이용하는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연소를 하더라도 물만 나오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서 자유롭다.

로켓 폐기물을 줄이는 것도 환경에 기여하는 방법 중 하나다.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은 임무를 마치고 떨어지는 발사체를 버리지 않고 회수한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팰컨9의 1단 로켓을 10번째 재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로켓을 회수하면 대부분의 부품을 최대 100번까지 재사용할 수 있다고 스페이스X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