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등장에 국내 제약·바이오 주가가 급락하며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11조원이 증발했다. 이 치료제가 코로나 대유행을 끝낼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로 주목받으면서, 코로나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해온 국내 기업들에 대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것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92개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3% 떨어진 3661.49를 기록, 이날 업종별 지수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KRX 헬스케어 지수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약 216조2234억원으로, 하루 만에 10조8572억원이 날아갔다.
국내 업체 중 백신 개발 속도가 가장 빨랐던 SK바이오사이언스가 14.2% 폭락한 22만500원에 마감했다. 다른 백신 개발사인 아이진(19%)과 유바이오로직스(11%), 셀리드(7.2%), 제넥신(4.8%)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항체 치료제를 개발한 셀트리온은 5.7% 하락한 19만7000원으로 마감하며 올해 처음으로 20만원대가 무너졌다. 코스닥 상장사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도 각각 6.1%와 5.8% 하락했다.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을 위탁생산(CMO)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4.8% 하락한 82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화이자는 지난 5일 자체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입원·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먹는 치료제는 편의성이 좋고, 가격도 항체 치료제의 3분의 1인 700달러(약 80만원) 수준이다. 화이자 발표 이후 미 증시에선 화이자 주가가 10.9% 급등했다. 반면 백신 개발사 모더나와 노바백스는 각각 16.6%와 11.3% 급락하고 먹는 치료제 경쟁사 미국 MSD도 9.9%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