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를 통해 뇌까지 들어가 치료하는 줄기세포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로봇공학전공 최홍수 교수 연구진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김성원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줄기세포 치료 효율과 안전성을 향상시킨 마이크로로봇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스’에 지난달 발표됐다.
줄기세포 치료는 정확한 양을 정확한 위치에 전달해야 하는데 몸속 깊은 환부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전달 도중 몸 안에서 유실되는 양이 많아 치료 효율성이 낮고 비용도 비싸다. 특히 뇌에는 이물질의 침입을 막는 혈뇌장벽(血腦障壁)이 있어 줄기세포 전달 효율이 더 떨어진다.
연구진은 인체에 무해하고 자성을 띠는 산화철 나노 입자를 사람 코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에 결합해 마이크로로봇을 제작했다. 이전 연구들과 달리 로봇이 줄기세포를 싣고 이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줄기세포 자체가 이동한다. 자석으로 책받침 위의 쇳가루를 옮기듯이 자성을 띠는 마이크로로봇을 목표 지점까지 이송할 수 있다. 최 교수는 “자성 성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배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쥐의 혈뇌장벽을 피해 후각 경로를 통해 마이크로로봇을 주입했다. 외부에서 자기장을 이용해 뇌 조직 내 마이크로로봇을 이동시켜 대뇌 피질에 달라붙게 하는 데 성공했다.
최 교수는 “뇌 조직에 치료제 전달이 어렵던 한계를 극복했다”며 “줄기세포를 정밀하고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종양 등 다양한 난치성 신경계 질환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