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원래 패션모델의 사진(왼쪽)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세의 모델 사진(오른쪽)을 만들어냈다./미 버지니아 공대

패션모델이 앞을 보지 말고 옆으로 서면 어떨까. 이 자세로 스커트 대신 청바지를 입으면 어떨까. 패션모델 사진을 보며 머리 속에 그렸던 상상이 현실이 됐다.

영국 과학매체 뉴사이언티스트는 지난 22일(현지 시각) “미국 버지니아 공대의 지아-빈 교수 연구진이 사진에 찍힌 패션모델의 자세를 마음대로 바꾸고 옷까지 갈아입힐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 출판 사이트 아카이브에 실렸으며, 소프트웨어 업체인 어도비 연구진도 연구에 참여했다.

인공지능이 원래 패션모델의 사진(위)의 정보를 새로운 자세(위 작은 아미지)에 맞춰 재구성해 새로운 모델 사진(아래)을 만들어냈다./미 버지니아 공대

버지니아 공대와 어도비 공동 연구진은 먼저 패션모델 사진에서 신체를 구성하는 관절과 팔다리를 분리하는 인공지능 알고리듬을 개발했다. 다음에는 신체 정보를 원하는 새로운 자세에 대입했다. 동시에 인공지능은 패션모델의 얼굴과 옷도 새로운 자세에 맞췄다. 이때 딥페이크 가짜 사진, 동영상을 만들 때처럼 이른바 ‘적대적 생성 네트워크(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GAN)’라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했다.

한쪽 인공지능은 계속 새 자세에 맞는 얼굴과 옷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또 다른 쪽은 그 이미지가 실제 사람과 다른 점을 찾아낸다. 마치 창과 방패의 싸움과 같은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인공지능은 마치 모델이 원래 그 자세를 취했던 것처럼 완벽한 가공의 인물을 창조한다.

패션모델의 자세를 마음대로 바꾸는 인공지능 기술은 가상공간에서 패션모델에게 다른 모델이 입었던 옷을 마음대로 입혀볼 수 있게 해준다. 인공지능이 패션모델의 사진(위)을 기반으로 새로운 자세와 옷을 입은 모델 사진(오른쪽)을 만들어냈다./미 버지니아 공대

연구진은 사진에 나온 옷과 얼굴의 이미지를 2D(평면)로 펴서 새로운 자세를 취한 모델의 몸에 입혔다. 이를 위해 각각의 부분을 각기 다른 자외선 색으로 표시했다. 코가 입 위치에 가지 않도록 표시를 한 셈이다. 사진 이미지를 평면으로 펼친 다음 다시 입체로 입히는 기술은 새로운 자세의 모델에 다른 옷을 입히는 데에도 적용됐다.

이탈리아 우디네대의 컴퓨터공학자인 니키 마르티넬 교수는 뉴사이언티스트에 “이번 연구 결과는 스타일을 보여주는 사람 사진을 새로 만들어낸 놀라운 결과”라며 “패션 디자인과 산업에 엄청난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