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들이 우주에 도전하고 있다. 우주에서 영화를 찍으려고 배우와 감독이 우주로 나갔고, SF(공상과학) 영화의 전설도 곧 실제 우주인이 될 예정이다. SF영화의 꿈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 연방우주국(ROSCOSMOS)은 5일 “오전 8시55분(세계표준시)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3명의 우주인을 태운 소유즈 우주선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우주선에는 러시아의 베테랑 우주인인 안톤 시카플레로프(49)와 함께 여배우인 율리아 페레실드(37), 영화 감독 클림 시펜코(38)도 탑승했다.
◇러시아 여배우, 12일간 우주정거장서 영화 촬영
소유즈 우주선은 이날 12시 32분 국제우주정거장과 도킹했으며, 우주인들은 15시 우주정거장에 진입했다. 페레실드와 시펜코는 앞으로 우주정거장에 12일간 머물며 영화를 촬영할 예정이다. 영화 제목은 ‘도전’으로 페레실드가 심장 외과의사 역할을 맡아 러시아 우주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우주정거장으로 가는 내용이다. 우주정거장에 있는 러시아 우주인 두 명도 영화 촬영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영화 촬영은 러시아 연방우주국 산하 채널 원 TV가 지원하고 있다.
소유즈 발사 성공으로 러시아는 미국과의 또 다른 우주 경쟁에서 한 발 앞섰다. 바로 우주정거장에서의 영화 촬영이다. 미국 영화배우 톰 크루즈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도움을 받아 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찍기로 했다. 톰 크루즈는 지난달 우주에 있는 스페이스X의 민간 우주 관광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스타트렉의 커크 선장도 우주행
톰 크루즈보다 먼저 미국 우주선을 탈 배우는 90세의 캐나다 배우 윌리엄 샤트너이다. 그는 미국 역대 최고 인기 TV시리즈 중 하나인 스타트랙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 역할을 맡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은 4일(현지 시각) “오는 12일 샤트너가 우주선 ‘뉴 셰퍼드’호를 타고 우주로 날아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뉴 세퍼드호는 이번에 국제적으로 인정된 우주 경계선인 카르만 라인(고도 100㎞)보다 높이 올라 11분간 우주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블루 오리진은 샤트너의 우주 비행에 자사의 임무, 비행운영 담당 부사장인 오드리 파워스 등도 동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비행이 성공하면 샤트너는 사상 최고령 우주여행자가 된다. 샤트너는 이날 발표된 보도자료에서 “나는 우주를 직접 볼 기회를 잡았다, 이건 기적이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트위터에는 “이제 한 마디 할 수 있겠다, 나는 로켓맨이 될 것”이라고 했다.
몬트리올 출신인 샤트너는 1951년에 영화계에 데뷔해 배우는 물론 감독과 제작자,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동했다. 스타트랙과 함께 과거 우리나라 TV에도 방영됐던 ‘긴급출동 911′로도 한국인들에게 친숙하다. 2016년에는 한국 예능프로그램 최초로 미국에 포맷이 수출돼 제작된 미국판 ‘꽃보다 할배’인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더 늦기 전에)에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