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연구원들이 약품 실험을 하고 있다. LG화학은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미용 필러 제품과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이 수출 쌍두마차인 미용 필러 ‘이브아르’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유셉트’로 각각 중국, 일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브아르는 중국 시장에서 5년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했으며, 유셉트 역시 일본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중 압도적 1위이다. 회사는 후속 수출 제품으로 시장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필러 네 개 중 한 개는 LG

필러는 관절이나 피부를 부드럽게 하는 생체 물질인 히알루론산을 피부 아래에 주입해 주름을 개선하는 제품이다. 히알루론산은 1g에 1L의 수분을 머금는 효능이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탄력이 떨어진 안면 부위를 일시적으로 채우기 위한 미용 필러의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최초의 미용 필러인 이브아르를 2013년 중국 시장에 처음 수출했다. 현재 6000억원 규모인 중국 필러 시장에서 2016년부터 매년 약 25%의 점유율로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유럽, 중남미 시장까지 총 44국에 이브아르를 수출하고 있다.

LG화학의 미용필러 제품인 이프아르와 와이솔루션 6종. /LG화학

이브아르의 중국 성공은 현지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한 결과이다. 이브아르 출시 당시 중국 필러 시장은 양극화가 극심했다. 현지 업체들이 저가용 시장을 장악했고 고가용 시장은 유럽 수입 브랜드가 유일했다. 중국 내 필러 시술 가격은 국내 평균 시술가보다 3∼4배 높아 중산층 이상이 주 고객이다. 또 얼굴에 직접 맞는 제품인 만큼 효능보다는 ‘안전’, 신뢰할 수 있는 ‘제품력’에 대한 수요가 컸다.

LG화학은 중국 두 번째 수입 필러 브랜드로 진입해 당시 고가, 저가로 양극화되어 있던 시장에서 중가 시장을 선점해 진출 3년 만인 2016년에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가격 대비 성능이 타 제품을 능가한 덕분이다.

또 의사와 일반 소비자에 대한 마케팅을 이원화한 것도 효과를 봤다. LG화학은 필러 시술이 낯선 중국 의사들을 위해 한국 의사를 초빙해 학회를 개최하고 시술법을 알려주는 정기 교육을 실시했다. 동시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유명인인 이른바 ‘왕훙(網紅)’을 섭외해 일반인들에게 이브아르 체험기를 전파했다. 여기에 시술 고객들의 소문까지 퍼지면서 중국에서 이브아르는 ‘필러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LG화학은 탄성과 응집력을 개선한 ‘와이솔루션’을 중국에 추가 출시해 고가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1위 지위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오리지널 위협하는 바이오시밀러

LG화학은 바이오시밀러 유셉트로 일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셉트는 미국 화이자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로는 일본에 처음 출시된 제품이다.

유셉트는 2018년 출시 첫해 일본 시장 점유율이 5%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18%로 두 자릿수가 된 후 2020년엔 두 배 가까이로 올라 30%를 달성했다. 지난 1분기에는 30% 중반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시장에서 셋 중 한 명은 LG화학의 유셉트를 투여하고 있는 셈이다.

LG화학 엔브렐 바이오 시밀러인 유셉트. /LG화학

LG화학의 유셉트 출시 후 일본 현지 제약사 3곳이 추가로 제품을 출시했지만 경쟁사들의 점유율을 다 합쳐도 약 10%에 그치고 있다. 오리지널 제품 엔브렐은 2년 만에 시장점유율이 50%대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시장점유율이 이처럼 빨리 높아진 것은 일본에서 바이오시밀러의 비용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우리나라에서는 산정특례가 적용돼 환자가 약가의 10%만 부담하지만, 일본에선 일반질환으로 분류돼 약가의 30%를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일본 환자는 엔브렐 대신 바이오시밀러로 바꾸면 매달 약 1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이동수 생명과학 사업총괄 전무는 “유셉트는 일본에 처음 출시된 퍼스트 바이오시밀러로 약가 부담을 줄이는 효과에 대해 환자의 호응을 가장 많이 받아 시장점유율을 급속히 확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미국 애브비의 자가면역 질환 치료제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도 일본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3월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다. 앞서 허가받은 경쟁 제품들이 확보하지 못한 궤양성대장염 적응증을 추가 확보하는 등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일본 엔브렐과 휴미라의 시장 규모는 각각 4000억원, 6000억원 규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