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땀 눈물(Blood, sweat and tears)’. 방탄소년단(BTS)의 노래 제목이 과학 논문에 그대로 등장했다. BTS가 지구에서 피와 땀, 눈물로 청춘의 갈등과 성장을 노래했다면 논문 속 피와 땀, 눈물은 화성을 개척하는 우주인에게 콘크리트를 제공했다.
영국 맨체스터대의 나이젤 스크러턴 교수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머티리얼 투데이 바이오’에 “우주인의 체액 성분과 화성의 토양으로 ‘별콘크리트(AstroCrete)’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혈액에서 삼투압 유지에 관여하는 알부민 단백질을 추출했다. 알부민을 화성 토양을 모방한 흙과 섞고 건조시켰더니 강도가 최대 25메가파스칼인 건축 재료가 만들어졌다. 이는 지구의 콘크리트 강도에 맞먹는 수준이다.
물론 기지를 짓자고 건강까지 해칠 수는 없다. 연구진은 혈액에서 알부민 성분만 뽑아내고 나머지는 다시 몸에 돌려주는 방식으로 건강한 성인이 매주 1.2리터씩 두 번 혈장(혈액 액체 성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방식으로 우주인 6명이 2년간 화성에 머물면서 혈액 성분이 들어간 콘크리트 500킬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과학자들은 화성 현지 재료로 기지를 만들어야 지속가능한 우주탐사가 가능하다고 본다. 공간이 한정된 로켓에 건설 자재를 모두 싣고 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맨체스터대 연구진은 화성 토양을 단단히 결합시킬 소재를 우주인의 혈액에서 찾은 것이다.
별콘크리트는 알부민에 소변과 땀, 눈물에 포함된 요소(尿素) 성분까지 더하면 압축 강도가 40메가파스칼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알부민, 요소와 인조 화성 토양을 섞고 3D(입체) 프린터로 층층이 뿌려 안정적인 구조물을 만들었다. 별콘크리트로 화성 기지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