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가 투명 창 틈으로 반려견에게 간식을 주고 있다. 개는 사람 행동을 보고 간식을 줄 의도가 있는지 파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어쩌면 멍멍이는 내 마음을 이리 잘 알아줄까. 내게 힘든 일이 있으면 조용히 곁을 지키고 기쁜 날엔 같이 방방 뛴다. 반려견이 주인의 마음을 읽는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류사연구소의 줄리안 브라우어 박사 연구진은 지난 1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반려견이 최소한 사람의 행동이 의도적인지 아니면 우발적인지 인지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투명 창 가운데 틈으로 간식을 주다가 떨어뜨리고 ‘아이쿠’라고 했다. 다음에는 간식을 주다가 손을 빼면서 ‘하하’ 하고 웃었다. 세 번째는 틈이 없어 완전히 가려진 투명 창 건너편에서 간식을 주려고 했다.

연구자가 투명 창 틈으로 간식을 주다가 떨어뜨리면 반려견이 1초 만에 건너편으로 돌아와 간식을 찾았다. 주인이 간식을 줄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반려견 51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주인이 간식을 떨어뜨리거나 투명 창이 닫힌 경우에는 개는 바로 투명 창을 돌아 뒤로 와서 간식을 찾았다. 간식을 줄 의도가 분명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반면 주인이 갑자기 손을 뒤로 빼면 투명 창 반대쪽에서 더 기다렸다. 꼬리를 흔들지 않고 앉거나 눕기도 했다. 간식을 줄 의사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구자가 투명 창 틈으로 간식을 주다가 손을 뒤로 빼면 반려견은 이전보다 오래 기다리다가 건너편으로 돌아와 간식을 찾았다. 처음엔 주인이 간식을 줄 의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인간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고 공감한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마음 이론이라 부른다. 연구진은 이번 실험으로 개가 마음 이론 중 최소한 행동의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침팬지와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 말 정도가 사람의 행동에 담긴 의도를 이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실험에서 침팬지는 사람이 간식을 실수로 떨어뜨리면 다시 집도록 사람을 도우려고 했지만 일부러 손을 빼면 화를 내고 실험 장소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