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매미가 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시끄럽게 우는 것은 도시의 빛 공해 때문이다. 해가 있는 낮에만 울던 매미가 야간 조명 탓에 밤낮을 구별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나방은 짝 대신 가게 조명에 몸을 던진다.
빛 공해의 피해를 보는 곤충이 또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테르스란트대 공동 연구진은 최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소똥구리가 도시에서 흘러나오는 불빛 때문에 밤에 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똥구리는 밤에 별빛을 보고 길을 잡는데 도시의 환한 조명 탓에 길을 잃는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앞서 야행성 소똥구리가 달빛과 은하수를 보고 길을 잡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보름달이 뜨면 20초 만에 목표 지점으로 가고, 그믐이면 40초로 늘었지만 여전히 길을 찾았다. 하지만 종이로 머리를 가려 별빛을 보지 못하게 하면 몇 분 이상이 걸렸다. 소똥구리는 달빛이 없어도 별을 보고 길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자연환경이 아니라 인공 환경의 변화를 실험했다. 연구진은 남아공에서 빛 공해가 심각한 수도와 자연에 가까운 시골의 건물 지붕에서 각각 소똥구리의 이동 형태를 비교했다. 시골 소똥구리는 소똥 무더기에서 경단을 빚고 나면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각자 다른 방향으로 굴려 갔다.
반면 수도의 소똥구리는 빛 공해로 별빛을 보지 못하자 모두 가로등이나 주변 건물 불빛을 향해 이동했다. 이 때문에 소똥을 두고 경쟁이 벌어져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했다.
최악은 소똥구리가 도시에서 인공 조명마저 직접 확인할 수 없을 때였다. 이를테면 주위에 벽이 있어 가로등이나 건물 조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럴 때 소똥구리는 아예 방향을 잃고 헤매었다. 이 점에서 연구진은 도시와 야생 사이 중간 지대에 사는 동물들이 별빛은 물론 가로등마저 볼 수 없어 빛 공해를 가장 심하게 겪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