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학을 앞둔 10대가 오는 20일 제프 베이조스와 함께 로켓을 타고 우주관광에 나선다.
베이조스가 창업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은 15일(현지 시각) “경매에서 2800만달러(약 319억원)를 내고 뉴셰퍼드 로켓의 좌석을 획득한 익명의 부호가 개인 일정상 우주비행에 참가할 수 없게 네덜란드의 올리버 대먼(18)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고 밝혔다.
블루 오리진은 20일 뉴셰퍼드 로켓에 베이조스 등 4명을 태우고 지구 상공 100㎞까지 올라 무중력을 체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을 타고 86㎞ 상공까지 다녀온 데 이어 베이조스까지 우주관광 비행에 성공하면 억만장자들의 우주관광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연소, 최고령 우주비행 기록 동시 달성
올리버 대먼은 지난해 고교를 졸업하고 올 가을 네덜란드 위트레흐르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할 예정이다. 경매에는 네덜란드 투자사인 소머셋 캐피털 파트너스의 대표인 아버지 조 대먼이 참여해 2등을 차지했다. 대먼은 이날 “꿈이 이뤄졌다”며 “우주비행 시간이 단 10분이지만 이미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10분이 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먼 대표가 경매에서 제시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블루 오리진의 우주관광 비행에는 대먼 외에도 제프 베이조스와 그의 남동생 마크, 퇴역 여성 조종사인 월리 펑크(82)가 동승한다. 펑크는 196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여성 우주비행사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우주에 나가지는 못했다. 대먼이 20일 우주관광에 참여하면서 블루 오리진은 최연소(대먼) 우주비행과 최고령(펑크) 우주비행 기록을 동시에 세우게 됐다.
◇우주경계 도달 두고 신경전 벌어지기도
블루 오리진의 우주관광 비행은 앞서 버진 갤럭틱의 비행과는 다르다.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 유니티는 대형 항공기에 실려 하늘로 올라가 공중에서 엔진을 점화하고 우주경계까지 갔다가 다시 활주로로 귀환했다. 반면 블루 오로진은 전통적인 우주로켓 방식을 택했다. 뉴셰퍼드 로켓이 우주경계선 근처에서 유인 캡슐을 분리하고 지상으로 귀환한다. 캡슐은 목표 고도까지 도달한 다음 낙하산을 펼쳐 지상으로 돌아온다.
베이조스는 브랜슨 회장보다 한 발 늦게 우주관광 비행에 나서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먼저 우주로 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루 오리진은 국제항공연맹(FAI)이 우주경계선으로 정한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까지 올라가지만, 브랜슨 회장은 그보다 낮은 86㎞까지 올라가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헝가리 수학자 시어도어 본 카르만은 지구의 대기가 옅어지면서 항공기가 날지 못하는 높이를 처음으로 계산해 우주의 기준으로 삼았다.
버진 갤럭틱은 미국 공군이나 항공우주국(NASA), 연방항공국(FAA)은 모두 고도 80㎞ 이상을 우주로 간주한다고 반박했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업자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우주에 도달하는 것과 우주 궤도까지 가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버진 갤럭틱과 블루 오리진의 우주관광을 모두 한 수 아래로 평가했다.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는 오는 9월 민간인들의 궤도 선회 비행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