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 공장에서 나오는 폐수의 독성 물질을 간단하게 제거하는 촉매가 개발됐다. 같은 독성 성분이 화성의 토양에도 많이 있어 촉매가 우주인의 화성 정착까지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화학환경공학의 진용 리우 교수 연구진은 지난 4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저널(JACS)’에 “비료 성분을 이용해 폐수에 있는 과염소산염을 제거하는 촉매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과염소산염은 염소 원자 하나가 산소 원자 네 개와 결합돼 음(-) 전기를 띠는 물질이다. 토양에도 있지만, 공장에서 합성돼 강력한 산화제로 이용된다. 고체 연료 로켓부터 불꽃놀이 화약, 탄약, 에어백 기폭제, 성냥, 신호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쓰인다.
◇화성 토양에도 많아 우주인 위협
공장에서 흘러나온 과염소산염은 대표적인 수질 오염 성분으로 인체에 축적되면 갑상선 이상을 초래한다. 화성의 토양에도 많이 들어있어 우주인의 정착에 걸림돌이 된다. 영화처럼 화성의 흙으로 감자를 키우면 독성 과염소산염이 축적돼 사람이 먹을 수 없다.
물에서 과염소산염을 제거하려면 고온 조건에서 여러 단계의 처리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연구진은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사는 미생물을 모방해 상온에서 한 번에 과염소산염을 제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미생물은 효소에 있는 몰리브덴을 이용해 과염소산염 농도를 낮추고 에너지를 얻는다. 연구진은 몰리브덴산나트륨이라는 비료 성분과 금속에 결합하는 유기물질인 바이피리딘, 그리고 수소로 작동되는 촉매인 팔라듐을 섞어 미생물 효소와 유사한 과염소산염 제거 촉매를 개발했다. 상온에서 수소를 주입하면 촉매가 폐수에 있는 과염소산염을 99.99% 제거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토양 오염 처리하고 산소 제공할 수도
연구진은 “촉매는 과염소산염의 농도가 리터당 1밀리그램 이하에서 10그램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똑같이 작동했다”며 “이는 오염 농도가 낮은 지하수에서 오염이 심한 화약 공장 폐수. 화성 거주지까지 다양한 상황에서 촉매를 활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번 촉매는 화성 탐사에서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화성 토양에서 독성 과염소산염을 제거할 뿐 아니라 우주인 거주에 필수적인 산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염소산염에서 염소를 떼 내면 산소가 남는다. 리우 교수는 “이번 촉매는 다른 촉매와 결합해 화성 토양의 과염소산염에서 산소 가스를 얻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