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성 탐사 로버 주룽이 보내온 컬러 사진. 후방 카메라로 주룽의 태양전지판과 안테나가 펼쳐진 모습과 화성의 붉은 지형을 찍었다./CNSA

중국의 우주 탐사 로봇 ‘주룽(Zhurong·祝融)’이 화성 착륙 사흘 만에 지구로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했다. 사진에는 착륙선과 주룽의 모습은 물론, 붉은색 화성의 지형까지 선명하게 나타났으며. 착륙 과정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국가항천국(CNSA)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화성에 착륙한 주룽이 보내온 두 장의 사진과 동영상 두 편을 공개했다.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는 지난 15일 오전 8시 18분(한국 시각) 화성 유토피아 평원 남부에 착륙했다. 톈원은 ‘천국에 대한 질문’이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초나라의 시인 굴원의 시에서 따온 이름이다. 화성 표면 착륙은 미국, 구소련에 이어 3번째다.

◇화성 착륙 사흘만에 사진·동영상 전송

텐원 1호는 화성 주위를 도는 궤도선과 이번에 화성에 안착한 착륙선과 로버(이동형 탐사 로봇) 주룽으로 구성됐다. 주룽은 6개의 바퀴가 로봇으로 높이 1.85m, 무게는 240㎏에 달한다. 골프 카트 크기다.

컬러 사진은 로버의 뒤쪽에 있는 항법용 카메라로 촬영했다. 로버의 태양전지판과 안테나가 펼쳐져 있으며, 화성 표면의 붉은 토양과 암석도 잘 보인다. 국가항천국은 텐원 1호 궤도선이 찍은 착륙 과정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은 궤도선과 착륙선이 분리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중국 화성 착륙선과 로버가 궤도선에서 분리되는 모습./CNSA

흑백 사진은 주룽의 앞면에 장착된 장애물 감지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사진은 주룽이 착륙선에서 내려올 때 사용한 경사로를 보여준다. 로버의 진행 방향에 있는 화성의 지형도 선명하게 보인다. 화성의 지평선은 광각 렌즈 탓에 휘어져 보인다.동영상은 착륙 도중 궤도선에서 착륙선과 로버가 분리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중국 화성 탐사 로버 주룽이 보내온 흑백 사진. 전방 카메라로 주룽이 착륙선에서 내려올 때 사용한 경사로를 찍었다./CNSA

◇3개월 간 물 찾고 토양·암석 분석

주룽은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불의 신’의 이름이다. CNSA는 지난 2월 말까지 로버 이름 공모전을 진행하고 인터넷 투표를 통해 가장 표를 많이 받은 주룽으로 최종 결정했다. 당시 CNSA는 “불은 인류의 조상들에게 따뜻함과 빛을 가져 왔으며, 인류 문명을 비췄다”며 “중국 최초의 화성 탐사 로버의 이름을 ‘불의 신’으로 이름 붙이는 것은 중국의 행성 탐사에 불을 붙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번에 착륙선과 로버까지 화성 표면에 내려놓으면서 화성에서 궤도선과 착륙선, 로버를 동시에 운용하는 첫 국가가 됐다.

중국 화성 착륙선과 로버가 궤도선에서 분리되는 모습./CNSA

텐원 1호 궤도선은 화성의 1년(지구 시간으로 687일) 동안 운영하고 주룽은 90 화성일 동안 탐사를 한다. 화성의 하루는 지구보다 41분 긴 24시간 37분이다. 중국의 화성 탐사 장비는 13개로 화성 주위를 선회하는 궤도선에 8개, 로버에 5개가 실렸다. 주룽이 작동하면 화성 표면에서 활동하는 탐사 로버는 미국 2개, 중국 1개가 된다.

주룽은 미국의 퍼서비어런스와 같이 화성 탐사 로버 최초로 지하 100m까지 탐사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를 장착했다. 주룽은 시간당 200m의 속도로 이동하며 물과 얼음을 찾고 토양과 암석 성분을 분석할 예정이다. 동력은 태양전지에서 얻는다. 수집된 영상과 정보는 화성 궤도를 돌고 있는 궤도선을 통해 지구로 송신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