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우주의 눈’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지상에서 마지막 시험을 통과했다. 오는 10월 예정대로 우주로 발사되면 허블 우주망원경에 이어 우주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12일(현지 시각) “노스롭 그루먼사의 캘리포니아 시험장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18개 금빛 거울을 완전히 펼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오는 10월 31일 유럽우주국(ESA)의 아리안 5호에 실려 발사된다. 이번 주까지 진행되는 최종 시험이 끝나면 다시 접어 배편으로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에 있는 우주발사장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초기 우주에서 오는 빛 포착
90억 달러를 들여 만든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핵심인 주경은 18개의 금빛 반사거울로 이뤄져 있다. 반사거울 1개의 지름은 1.3m, 무게는 40㎏에 달한다. 금을 코팅한 베릴륨으로 만든 육각형 모양의 반사거울 18개를 동그랗게 연결해 18각형 형태로 만들었다.
주경의 전체 지름은 6.5m로 우주왕복선 화물칸에 쏙 들어간 2.4m의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훨씬 크다. 로켓에 탑재해 발사하기에는 너무 커서 접힌 채로 발사됐다가 우주에서 펼쳐지도록 설계됐다. 이번에 이 과정이 제대로 되는지 시험했다.
나사는 제임스 웹이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을 단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가시광선으로 10억 광년(光年·1광년은 빛이 1년 가는 거리로 약 9조4600억㎞) 이내의 빛과 행성을 추적했다면, 제임스 웹은 적외선 관측용으로 130억 광년의 아주 먼 곳에서 오는 희미한 적외선 포착도 가능하다.
나사의 에릭 스미스 박사는 이날 “허블이 그렇게 오랫동안 우주를 봤지만 우주 초기의 별이나 은하가 어떻게 생기고 진화했는지 볼 수 없었다”며 “팽창하는 우주는 초기 물체에서 나온 빛의 파장을 늘려 붉은 색을 띠게 하므로 우리는 적외선 영역에서 작동할 우주망원경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지구에서 150만㎞ 떨어져 우주 관측
망원경이 설치되는 장소도 다르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상공 610㎞ 궤도를 돌며 우주를 관측한다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150만㎞ 떨어진 곳에서 초기 우주의 모습을 관측한다. 이 곳은 이른바 ‘라그랑주 지점’으로 태양·지구가 물체를 끌어당기는 힘(중력)과 물체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밖으로 벗어나려는 힘(원심력)이 서로 상쇄돼 중력이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빛의 왜곡이 없다.
특히 태양이 항상 지구 뒤에 가려 햇빛의 방해도 받지 않는다. 망원경에 달린 배구장 크기 차양막이 지구와 달의 빛도 막아준다. 나사는 앞으로 제임스 웹이 허블 우주망원경과 서로 보완하며 관측 임무를 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일례로 제임스 웹은 그동안 허블이 찾아낸 외계 행성들의 대기가 어떻게 구성됐는지 밝혀 생명체의 존재 여부까지 규명할 수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첫 해 일정이 모두 짜여 있다. 나사는 미국과 44국 과학자들에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사용 시간을 제공했다. 나사의 클라우스 폰토피단 박사는 “제임스 웹은 허블이 한 것을 반복하기 위해 만든 게 아니라 허블이 할 수 없었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제임스 웹은 발사 40일 이후부터 영상을 보내올 계획인데 과거처럼 한 별을 찍은 사진이 아니라 각각의 반사 거울이 따로 찍은 18개의 별 사진을 보낼 수 있다고 나사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