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해 북극곰과 회색곰이 섞인 ‘피즐리’가 늘어나고 있다.미국 밴더빌트대 라리사 드산티스 교수는 이달 초 국제 학술지 ‘지구 변화 생물학'에 “북극 해빙이 줄어들며 굶주린 북극곰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회색곰 사이에 교배종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피즐리는 외형은 북극곰처럼 보이지만, 발과 다리에는 갈색 얼룩이 있다. 2006년 캐나다에서 처음 목격됐다. 60만~50만 년 전에 갈라져 나온 회색곰과 북극곰은 짝짓기가 가능하다.
북극곰과 회색곰의 만남은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국립 빙설자료센터에 따르면, 북극해 얼음은 올해 87만㎢가 줄었다. 이는 캘리포니아 면적의 약 두 배다. 북극곰이 사냥터를 잃으면서 남쪽으로 내려오면서 회색곰과 접촉이 늘어난 것이다. 북극곰의 감소가 피즐리의 증가와 일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드산티스 교수는 “보통 교배종은 부모보다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지만, 피즐리는 더 넓은 범위에서 식량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극곰은 긴 두개골을 가져 바다표범을 먹기는 좋지만, 어금니가 작은 편이다. 반면 회색곰은 어떤 먹이든 씹어 먹을 수 있다. 피즐리는 두 곰의 중간 형태인 두개골을 가져 생존에 유리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