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의 포그(오른쪽 아래 네모 안)를 닮은 쥐라기 익룡의 복원도./PeeJ

2017년 개봉한 영화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에는 통통한 몸에 커다란 두 눈을 가진 ‘포그’란 새가 나온다. 마지막 제다이인 루크 스카이워커가 은둔하던 아크토 행성의 토종새다.

중국 과학자들이 포그의 귀여운 모습을 꼭 닮은 익룡(翼龍) 화석을 발견했다. 익룡 하면 뾰족한 부리와 커다란 골격에 가죽으로 덮인 커다란 날개를 연상시키지만, 이번 익룡은 포그처럼 작고 땅딸막한 몸에 온몸이 털로 덮여 있었다.

중국 베이퍄오 익룡박물관의 저우쉬안위 박사 연구진은 지난달 31일 온라인 국제 학술지 ‘피어제이(PeerJ) 고생물학과 진화과학 저널’에 “허베이성에서 1억6000만년 전 쥐라기 중후기에 살았던 ‘시노마크롭스 본데이(Sinomacrops bondei)’란 익룡의 화석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익룡은 2억2800만~6600만년 전의 중생대에 하늘을 날았던 파충류로, 육지의 공룡이나 물에서 살았던 수장룡, 어룡과 구분된다. 도마뱀과 악어 조상도 그때 있었지만 다리가 몸의 양옆으로 뻗어 수직으로 뻗은 공룡과 별도로 분류된다.

스타워즈 포그를 닮은 시노마크롭스 익룡의 골격. 오른쪽 아래 막대의 크기는 20mm이다./PeeJ

시노마크롭스는 아시아와 유럽에서 살았던 소형 익룡인 아누로그나투스과(科)에 속한다. 연구진은 이번에 아누로그나투스과 익룡으로는 처음으로 머리의 측면 모습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이 익룡이 새로운 속에 드는 종임을 알 수 있었다. 익룡은 둥글고 커다란 눈과 짧고 억센 턱을 가졌으며, 날개는 양쪽을 다 펼쳐도 90㎝ 정도에 그친다. 숲에서 살면서 공중에서 곤충을 낚아챘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익룡은 머리와 몸통이 피크노 섬유라는 짧은 털로 덮여 있다. 일부 학자는 원시 깃털이라고 주장하지만, 공룡이나 새의 깃털처럼 곁가지가 없어 비행에 도움을 주지는 않고 날아다니는 동안 체온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진화했다고 여겨진다. 또 연구진은 이 익룡은 오늘날 파충류와 달리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골격과 함께 부드러운 피부 조직과 털, 위 내용물까지 발굴했다. 익룡이 갑자기 쏟아진 화산재에 묻혔다면 산소가 없는 상태로 오랜 시간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다.

참고로 시노마크롭스란 속명(屬名)은 중국을 뜻하는 그리스어 ‘시노(Sino)’와 크다는 의미인 ‘마크로(macro)’, 눈의 ‘옵스(ops)’를 합친 말이다. 중국에서 나온 눈 큰 익룡이란 뜻이다. 학명(學名)의 본데이는 연구진에게 영감을 준 덴마크 고생물학자인 닐스 본드 이름을 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