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은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을 중심으로 신흥시장인 중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사진은 북경한미약품 직원들의 모습.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은 최근 신흥 제약·바이오 시장인 중국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은 아직까지 시장 개척에 성공한 국내 기업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한미약품은 현지 법인인 북경한미약품을 중심으로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1996년 설립된 북경한미약품은 중국 전역에서 영업사원 1000여명, 연구·개발(R&D) 인력 120여명 등 총 12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2002년 6월에는 현지에 생산 공장을, 2008년 8월에는 독자적인 연구센터를 출범시키는 등 R&D부터 생산, 영업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독자적인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중국 대표 유산균 정장제 ‘마미아이’

한미약품의 본격적인 중국 진출은 유산균 정장제인 ‘마미아이’에서 시작됐다. 북경한미약품에서 직접 생산하는 마미아이는 엄마의 사랑이라는 뜻의 중국어를 차용해 작명한 어린이 의약품이다.

마미아이는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전 회장과 한미약품그룹 송영숙 회장이 함께 만들어 키운 제품이다. 임 전 회장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기 수년 전부터 송 회장과 함께 중국을 왕래하며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임 회장은 당시 중국에 어린이 의약품이 없어 아이들이 성인용 의약품을 작게 쪼개서 복용하는 모습을 보고 어린이 의약품 개발에 나섰다. 의약품을 쪼개서 복용할 경우,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정확한 용량 투여가 어려워 충분한 약효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중국 특유의 문화적 배경과 삶의 방식에 조예가 깊던 송 회장은 향후 중국의 한 자녀 정책 시행으로 부모들의 고품격 육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어린이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제안했다. 송 회장은 한국에서 어린이 대상 프리미엄 장 건강 의약품으로 인기가 높은 ‘메디락’의 중국 시장 출시를 제안했다.

송 회장은 메디락의 중국 제품명을 마미아이로 결정하고 중국 7개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 1994년 10월 중국 시장에 첫선을 보였다. 마미아이 출시 당시 한미약품은 임상을 담당한 소아과 권위자들을 초청해 베이징·상항이·광저우 등 주요 대도시를 순회하며 2년간 소아과 의사 3만여 명이 참가한 세미나 150여 회를 개최했다.

마미아이는 매년 7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중국을 대표하는 어린이용 유산균 정장제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4년에는 한국 제약기업 최초로 중국 유명상표를 획득하며 최고 품질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중국유명상표는 중국공상총국 상표국이 제품 품질과 인지도 등을 심사해 부여하는 중국 공식 인증마크다.

◇자체 신약 개발 프로젝트도 추진

한미약품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했다. 북경한미약품 영업사원의 70% 이상은 의사·약사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 정보통신(IT) 기술을 이용해 중국 전역에서 실시간 영업 지원이 가능한 시스템도 갖췄다.

한미약품은 한국 시장에서 검증받은 영업 전략도 중국 현지에 접목했다. 병원과 약국 중심의 영업망을 구축하는 한편, 영업사원의 능력 향상을 위해 연간 250시간 이상의 온·오프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모바일을 활용한 재택근무 등 IT 인프라를 활용한 영업도 현지화했다.

현지 신약 개발도 강화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 연구센터는 한미약품 본사와 연구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현재 암, 대사질환 분야에서 5~6건의 자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신약 개발 플랫폼 기술 ‘펜탐바디’를 자체 개발해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펜탐바디는 병을 유발하는 병원체에 대항하는 항체가 면역세포와 암세포에 동시에 작용하도록 하는 이중항체 기술이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북경한미약품은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으로서의 탄탄한 명성을 갖추고 있다”며 “이제 어린이 의약품을 넘어 성인용 의약품 시장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고, 자체 R&D를 통해 글로벌 혁신 신약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