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쭉한 알 위로 뼈들이 덮여 있다. 공룡 어미가 알들을 품은 채 화석이 된 모습이다. 알 속에는 부화 직전 새끼의 골격도 남아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인디애나대의 슌동 비 교수와 중국 척추고생물학·고인류학연구소의 싱 수 박사 공동 연구진은 지난 9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뷸리틴’에 “중국 장시성 간저우시에서 70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 오비랍토르가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오비랍토르는 백악기(1억4500만년에서 6600만년 전)에 살았던 공룡으로 새와 비슷한 모습이다. 두 발로 걸었던 수각류 공룡에 속한다. 비 교수는 “육지에 살았던 공룡이 부화 직전의 새끼가 들어있는 알을 품고 있는 화석은 이번에 처음 발굴됐다”고 밝혔다.
화석은 다 자란 공룡의 골반과 뒷다리, 앞다리 일부가 알을 덮고 있는 형태다. 공룡 뼈 아래에는 길이 21.5㎝, 폭 8.5㎝의 알이 24개 있다. 그중 7개에는 아직 부화하지 않은 배아의 뼈 일부가 남아있다.
연구진은 부화 직전의 알들이 있다는 점에서 공룡이 알을 낳다가 죽었을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대신 발생 마지막 단계에 있는 배아나 공룡과 알이 거의 맞붙어 있는 형태로 볼 때 공룡이 오늘날 악어처럼 단순히 알을 지키고 있지 않고 새처럼 알을 품고 있다가 죽음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도 오비랍토르 공룡이 둥지에 앉은 채 죽은 화석이 가끔 발굴됐다. 둥지에서 알 화석이 나온 적도 있다. 하지만 이전에 발굴된 둥지 화석에서는 알 속에 배아가 남지 않아 공룡이 알을 품고 있었는지 확실치 않았다.
연구진은 산소 동위원소 분석으로 화석 속의 알이 새의 체온과 비슷한 높은 온도에서 부화됐음을 알아냈다. 이 역시 공룡이 둥지에서 알을 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또 알 속의 배아 일부는 다른 배아보다 더 많이 자란 것으로 보아 오늘날 새처럼 공룡의 알도 같은 어미에서 태어나도 부화하는 시기는 각기 달랐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번 발굴에서 오비랍토르 공룡의 복부가 있는 위치에서 자갈도 다수 발견됐다. 연구진은 공룡이 소화를 돕기 위해 일부러 삼킨 위석(胃石)이라고 추정했다. 오비랍토르 공룡에서 명백한 위석이 확인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수 박사는 “단 하나의 화석에 이토록 많은 생물학 정보가 담겨 있는 것도 극히 이례적”이라며 “앞으로 몇 년간 이 화석에서 배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