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샘 오가노이드의 현미경 사진. 눈물과 유사한 액체(붉은색)가 형성돼 있다./Hubrecht Institute

배양접시에 놓인 세포 덩어리가 울고 있다. 눈물이 나면서 울음이 터질 듯 세포가 부풀어 오른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병원의 한스 클리버 교수 연구진은 16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셀 스템 셀’에 “사람 눈물샘 세포로 이뤄진 오가노이드(organoid)를 처음으로 배양했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세포가 뭉쳐져 입체 구조로 자란 조직으로, 특정 장기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만든 일종의 미니 장기이다. 국내외에서 뇌와 간, 대장, 허파 오가노이드 등 다양한 미니 장기들을 배양해 장기 발생과 질병 연구에 쓰고 있다.

연구진은 눈물샘 오가노이드는 앞으로 안구와 구강 건조를 유발하는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렌 증후군 등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눈물샘은 눈물을 흘려 감정을 나타내는 것과 함께 안구를 마르지 않도록 해서 통증과 염증, 감염을 예방하는 역할도 한다.

◇극심한 안구건조증 치료에 도움

클리버 교수 연구진은 그동안 다양한 오가노이드를 만들었다. 간 오가노이드를 비롯해 자궁경부암세포와 뱀의 독샘 오가노이드도 배양했다. 하지만 눈물샘 오가노이드는 쉽지 않았다. 눈물샘이 안구를 둘러싼 뼈조직인 눈확의 뒤에 있어 세포 채취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쥐와 사람의 눈물샘 세포를 배양하는 데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다. 눈물샘 오가노이드의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신경전달물질과 같은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시켰다. 눈물샘 오가노이드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면서 눈물과 유사한 액체를 만들었다. 눈물관이 없어 눈물이 흐르지는 않고 눈물샘이 부풀기만 했다. 연구진이 눈물샘 오가노이드를 쥐에게 이식하자 곧 눈물관과 같은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눈물샘 오가노이드가 외부 자극을 받고 눈물이 생기면서 부푸는 모습./Hubrecht Institute

클리버 교수는 이번 오가노이드가 눈물샘의 기능과 발생 과정을 연구하고 안구 건조증 치료제를 시험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미 연구진은 오가노이드로 눈물샘 발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찾아냈다. 초파리에서 같은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다리에서 작동시키자 그곳에 눈이 생겨났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눈물샘 오가노이드는 장기적으로는 인체에 이식해 손상된 눈물샘을 대체할 수 있다. 클리버 교수 연구진은 앞서 침샘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올 여름 구강 건조증 환자에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구강 건조증이 심하면 치아가 썩고 음식을 씹거나 맛을 보기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침샘 임상시험이 향후 눈물샘 이식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