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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면서도 정밀하게 미세혈관을 촬영할 수 있는 MRI 조영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 연구단 천진우 단장(연세대 화학과 교수)과 연세대 의대 최병욱 교수(영상의학) 공동연구진은 “지금보다 10배 더 정밀한 3차원 혈관 지도를 만드는 고성능 MRI 조영제를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게재됐다.

지난 30년간 뇌심혈관질환은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이다. 이 질환은 돌연사의 주요 원인이다. 뇌와 심장의 혈관이 좁아졌거나 막혔는지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MRI가 널리 사용된다.

이번에 개발된 조영제 ‘SAIO(사이오)’의 크기는 5나노미터 크기로 미세혈관 직경(0.2~0.8밀리미터)보다 약 1500배 정도 작아 몸속 모든 혈관을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있다. 또한 뛰어난 해상도를 지녀 혈관을 최대 10배 더 자세히 볼 수 있다.

연구진은 ‘SAIO(사이오)’를 활용해 동물(쥐)의 뇌를 MRI로 촬영했다. 이를 통해 머리카락 굵기(100㎛)만 한 미세혈관까지 선명히 볼 수 있는 3차원 정밀 MRI 뇌혈관 지도를 구현해냈다. 천진우 단장은 “지금의 MRI 기술이 큰 고속도로만 보는 수준이라면, SAIO를 이용해 촬영한 MRI 영상은 좁은 골목길까지 자세히 관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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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MRI 촬영 시 환자에게 ‘가돌리늄’ 조영제를 사용한다. 건강한 사람에서는 가돌리늄이 콩팥으로 배설되지만, 만성콩팥병을 심하게 앓는 환자에서는 신원성전신섬유증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SAIO는 가돌리늄 대신 철분을 사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다. SAIO 조영제는 동물실험에서 MRI 촬영 후 소변으로 완전히 배출됐다.

천진우 단장은 “해상도와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차세대 조영제를 개발했다”라고 말했다. 최병욱 교수는 “뇌졸중, 심근경색, 협심증, 치매 등 뇌심혈관질환 진단 정확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