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에 감염된 코로나 바이러스(주황색)의 전자현미경 사진. 한 번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은 두 번 맞는 백신을 한 번 만 맞아도 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NIAID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은 증상 여부와 상관 없이 백신 주사를 한 번만 맞아도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번 맞는 백신을 절반만 접종하면 그만큼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미국 메릴랜드대 의대의 모하마드 사자디 교수는 지난 1일(현지시각) ‘미국 의학협회 저널(JAMA)’에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은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두 번 맞는 코로나 백신 주사를 한 번만 맞아도 충분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경험자는 1회 주사가 면역증강 효과내

연구진은 의료진 5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화이자나 모더나사의 코로나 백신을 1회 접종하고 혈액을 채취했다. 이중 17명은 사전 혈액 검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중화 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코로나 감염 경험이 없다는 의미다.

반면 16명은 항체가 나왔지만 증상을 보이지 않아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항체가 검출된 다른 26명은 코로나 증상을 보인 사람들이었다. 항체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들은 백신 접종 8~9개월 전 코로나에 걸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당일과 1주일, 2주일 뒤에 혈액을 채취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항체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했다. 사자디 교수는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들은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백신 접종 후 항체 수치가 빠르게 올라갔다”며 “이들은 다른 사람보다 항체 수치가 500배 이상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를 근거로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은 두 번 맞는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1회 접종 후 3~4주 뒤 면역 증강을 위해 2회 접종을 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진은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은 몸에서 이미 항체를 유도하는 면역반응이 일어나 첫 번째 백신 주사를 맞은 상태와 같다고 설명했다. 이때 백신 주사를 맞으면 두 번째 맞는 백신 주사처럼 면역 증강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다.

사자디 교수는 과학매체 사이언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인의 9%가 코로나 확진자이므로 이들이 백신 주사를 한 번만 맞으면 인구의 4~5%를 위한 백신 접종분을 아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앞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 백신.

◇”장기 효과 모르므로 정량 접종해야” 반론도

코로나 완치자는 백신을 절반만 맞아도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이전에도 나왔다. 지난달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의 플로리안 크레이머 교수 연구진은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메드아카이브에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있는 사람은 백신 1회 접종 후 부작용이 훨씬 심했다”고 밝혔다.

부작용은 면역반응이 강하게 나타난 증거이므로 코로나 완치자는 2회 접종 대신 1회 접종만으로도 백신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이번 메릴랜드대 연구는 중화 항체 수치를 통해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백신 1회 접종으로도 충분한 면역반응을 보인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입증한 것이다.

하지만 반론도 제기됐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보건대학원의 앨리슨 아이엘로 교수는 미국 NPR방송 인터뷰에서 “코로나 감염자의 백신 1회 접종이 기존 2회 접종만큼 효과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며 “혈액 검사만으로 백신의 효능을 측정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베일러 의대의 마리아 엘레나 보타치 교수도 앞서 지난달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2회 접종이 코로나 완치자에게 어떤 위험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백신 임상 연구가 이뤄진 대로 올바른 접종량과 주기를 지키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