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을 두고 5년 간 진행되던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법적 공방이 상호 합의로 해결될 길이 열렸다.
메디톡스는 미국 엘러간(현 에브비), 에볼루스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 등 모든 지적 재산권 소송을 해결하기로 하고, 3자 간 합의 계약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합의에 따라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나보타(미국 판매명 주보)를 미국에서 판매·유통할 수 있는 권리를 에볼루스에 부여한다. 에볼루스는 합의금(마일스톤)과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한다. 또 메디톡스에 보통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로 메디톡스와 엘러간이 수백억원대의 마일스톤과 나보타 판매액의 한자리수 %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란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보툴리눔균(菌)에서 추출한 독성 단백질로, 약한 근육 마비를 일으켜 주름을 펴고 눈 떨림을 없애는 효과를 낸다. 메디톡스는 엘러간에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품 기술을 수출했고, 대웅제약은 에볼루스를 통해 나보타를 미국에 판매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 공정을 훔쳐 갔다며 ITC에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ITC는 지난해 12월 에볼루스에게 21개월간 대웅제약 나보타를 수입하지 못하도록 판결했다.
메디톡스는 이번 합의로 에볼루스 상대로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도 철회할 예정이다. 다만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세 회사는 밝혔다. 또 합의는 한국과 다른 나라에서 메디톡스와 대웅간 법적 권리 및 지위, 조사나 소송 절차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법적 다툼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것이다. 두 회사는 국내에서 민·형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에볼루스에게서 이번 합의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않았다”며 “이번 합의는 국내 소송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보타의 미국 판매에 걸림돌이 사라진 만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국내 분쟁도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에볼루스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곳에 나보타 판권을 갖고 있어 이번 합의가 나보타 글로벌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