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인의 유전자를 포함한 뇌 오가노이드(아래 사진)는 인간의 뇌 오가노이드(위)보다 표면이 거칠었다./사이언스

멸종된 인간의 친척인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실험실에서 미니 뇌로 되살아났다. 미국 UC샌디에이고의 엘리슨 무오트리 교수 연구진은 “고생인류 고유의 유전자로 만든 뇌 오가노이드(organoid·미니 장기)가 현생인류의 두뇌가 진화해 온 과정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11일 발표했다.

3만년 전 멸종된 데니소바인은 2008년 시베리아의 데니소바 동굴에서 뼈가 처음 발견된 고생인류다. 4만년 전 사라진 네안데르탈인과 함께 같은 호모속(屬)에 속한다. 고대 인류들은 현재 인간이 가지는 정교한 기술력이나 예술성을 못 갖췄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뇌가 달랐다고 추측한다. 하지만 뇌는 화석으로 보존되지 않아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UC샌디에이고 연구진은 고생인류의 뇌를 만들어 직접 연구하기로 했다.

연구진은 오가노이드에 발현할 유전자를 결정하기 위해 오늘날 인간과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유전자를 비교했다. 그 결과 유전자 61개가 다르게 나왔다. 다음에는 유전자 편집도구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인간 피부 세포에서 추출한 줄기세포서 뇌 발달 초기에 다른 유전자의 활동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NOVA1’ 유전자를 수정했다. DNA를 이루는 염기 중 하나를 바꿔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NOVA1 로 만든 것이다. 최종적으로 고생인류의 유전자를 가진 5㎜ 크기의 뇌 조직 덩어리를 만들었다.

유전자 하나만 바꿨지만 오늘날 인간의 뇌 오가노이드와 차이를 보였다. 현생인류의 뇌 오가노이드는 매끄럽고 구형이지만 고생인류의 오가노이드는 표면이 거칠고 크기는 더 작았다. 이는 세포가 증식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일 것으로 추정됐다.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진 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연구진은 고대인과 인간의 뇌 오가노이드에서 서로 다른 활동을 하는 유전자 277개도 발견했다. 유전자 중 일부는 신경세포 발달과 연결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오트리 교수는 “고대인의 오가노이드는 신경세포가 정돈이 덜 된 모습을 보였다”며 “우리의 뇌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오트리 교수는 앞으로 현생인류와 차이를 보이는 나머지 60개 유전자를 모두 구현한 고생인류 뇌 오가노이드를 만들 계획이다. 뇌 오가노이드는 인간의 뇌를 지금 형태로 이끈 진화 경로를 밝혀 뇌 질환에 대한 이해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