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가 개발한 이동식 음압병동

코로나 중증 환자 치료에 필요한 이동형 음압 병동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카이스트(KAIST)는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은 “‘이동형 음압 병동(MCM)’을 개발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고 7일 밝혔다. 시범 운영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의 사용성·안정성·만족도 등을 임상 검증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조립식으로 만들어 설치 비용·시간 줄여

음압 병실은 병원 내부의 병원체가 외부로 퍼지는 것을 차단하는 특수 격리 병실이다. 병실 내부의 공기압을 낮추는 방식으로 공기가 항상 병실 안쪽으로만 흐르도록 설계해, 바이러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는다. 기존의 음압병실은 컨테이너나 텐트 등으로 만들어졌는데 건설과 장비 확보에 비용이 많이 들었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음압 병동은 설치 시간을 단축했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병실 모듈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14일 정도며 이송·설치 또한 통상적으로 5일 안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조립식으로 만들어 설치 시간과 비용을 줄인 것이다. 연구진은 텐트를 설치하듯 ‘에어 텐트’를 펼친 뒤 각종 시설을 조립해 음압 병동을 만들었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이동식 음압병동

비용도 단축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 음압 병실 구축에 드는 비용의 20%만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텐트를 펼치는 형식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접어둘 수 있어 부피가 작다. 이를 통해 기존보다 무게와 부피를 70% 이상 줄일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한다. 설치도 각 부품을 사람이 옮겨서 설치할 수 있어 크레인도 필요 없다. 군수품처럼 비축해놨다가 감염병이 유행할 때 빠르게 도입해 설치할 수 있는 것이다.

◇의료 목적에 따라 개조 가능

연구진이 개발한 음압 병실은 약 450㎡(136평) 규모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15m와 30m 크기다. 안전한 음압 환경을 만드는 기기인 ‘음압 프레임’이 병실을 음압 환경으로 만든다. 이 음압 병동은 4개의 음압병실과 간호스테이션 및 탈의실, 그리고 각종 의료장비 보관실과 의료진실로 꾸며져 있다.

연구진은 “개발한 음압병동은 고급 의료 설비를 갖춘 음압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변형하거나 개조해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가 개발한 이동식 음압병동

음압 병동은 부품을 조합해 신속하게 음압 병상이나 선별진료소 등으로 변형 또는 개조할 수 있고 기존 중환자 병상을 음압 병상으로 전환하는 데도 매우 효과적이다. 목적에 맞는 의료 시설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남택진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음압 병동은 병동 증축을 최소화하며 주기적으로 반복될 감염병 위기에 필수적인 방역시스템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