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은 올해 신약 기술료로 1억달러를 받아 국내 기술 수출 신약 중 최대 성과를 거뒀다. /유한양행 제공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레이저티닙’이 글로벌 신약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한 신약 물질로, 현재 양사가 공동 개발 중이다. 일부에서는 레이저티닙의 시장 가치를 1조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 학술대회(ASCO)를 통해 주목할 만한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뇌전이가 많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여 주목을 받았다. 공동 개발사인 얀센은 9월 중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자사의 아미반타맙과 레이저티닙을 병용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양사는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10여 국가에서 임상 3상 시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에 미국 얀센바이오테크로부터 레이저티닙의 단계별 기술료인 3500만달러(약 383억원)를 받았다. 지난 11월 23일에는 얀센으로부터 2차로 6500만달러(약 710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했다. 올 한 해 레이저티닙의 기술료로 1억달러를 받은 것이다. 국내에서 기술 수출한 신약 중 역대 최대 규모의 성과이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결실의 하나로 꼽힌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국내 바이오 기업인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레이저티닙을 도입했다. 당시 전임상 직전 단계에 있던 약물을 들여와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 개발, 전임상과 임상 시험을 통해 가치를 높여 다시 얀센바이오테크에 수출했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기술 수출 성과는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확대로 이어져 ‘R&D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며 “레이저티닙을 비롯한 신약 개발을 빨리 성공시켜 투병 중인 많은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희망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의 올해 R&D 투자 비용은 3분기까지 1246억원으로, 2019년 전체 투자 규모인 1382억원에 육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