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에서 많이 쓰는 암모니아를 쇠구슬을 굴리는 단순한 방식으로 합성하는 공법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작은 쇠구슬들이 부딪히는 물리적인 힘으로 기계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지난 14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암모니아는 비료, 폭발물, 플라스틱, 의약 등의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로, 세계 10대 화학 물질 중 하나이다. 수요가 많지만, 암모니아 제조 공정은 여전히 100여 년 전에 고안된 ‘하버-보슈법’에 머물고 있다. 하버-보슈법은 고온·고압에서 질소와 수소, 촉매(철)를 넣어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합성법은 용기에 쇠구슬과 철가루를 넣고 회전시키면서 질소 기체와 수소 기체를 차례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빠르게 회전하는 쇠구슬에 부딪혀 에너지가 높아진 철가루 표면에서 질소 기체가 분해되고 여기에 수소가 달라붙어 최종 생성물인 암모니아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 방식을 이용해 저온·저압 조건에서 82.5%의 높은 효율로 암모니아를 생산했다. 기존 암모니아 생산 공정 대비 200분의 1 수준의 압력과 10분의 1 수준의 온도에서 생산효율을 3배 정도 높였다.
연구진이 개발한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복잡하고 큰 설비 없이 원하는 곳에서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기존의 하버-보슈법과 달리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백종범 교수는 “암모니아를 고온·고압 설비 없이 각종 산업 현장에서 즉석에 생산할 수 있어 저장·운송에 쓰이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