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 도시가 늘어나고 삼림은 파괴되면서 인간이 만든 물질들이 지구 생명체 전체 무게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된다./Pixabay

올 연말 인간이 만든 인공물의 무게가 처음으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를 합친 무게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하면서 그 자리를 도시와 농장이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 와이즈만 과학연구소의 론 밀로 박사 연구진은 10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에 “현재 지구에 인간이 만든 플라스틱과 콘크리트 등 인공물의 무게는 약 1조톤으로 연말이면 지구 생명체 모두를 합친 무게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다양한 종류의 인공물 무게가 지구 바이오매스 총량(녹색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Nature

◇매주 전 세계 인구 몸무게만큼 인공물 증가

연구진은 전 세계 인구가 매주 자신의 몸무게보다 더 많은 인공물을 만들고 있다고 추산했다. 밀로 박사는 이날 BBC 인터뷰에서 “인간이 지구의 상태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려주는 상징적인 중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900년 이래 인간이 만든 물질들의 무게를 지구 생명체의 무게, 즉 바이오매스와 비교했다. 플라스틱 물병에서 벽돌, 콘크리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공물의 무게는 지난 20년 사이 두 배로 증가했다. 20세기가 시작될 때 인공물의 무게는 바이오매스의 3%에 그쳤지만, 오늘날은 1.1조톤으로 증가했다.

같은 시기 생명체의 무게는 삼림 파괴 등으로 인해 급감했다. 첫 농업혁명 이래 식물의 바이오매스는 2조톤에서 1조톤으로 절반이 줄었다. 농업이 확산되면서 삼림이 파괴되고 농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어느 시점이 되면 인공물이 바이오매스를 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즈만 연구소는 2020년이 교차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정확한 시점은 변수가 많아 2020년 전후로 6년 정도 오차가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파괴 현장. 삼림이 파괴되고 농지와 도시로 바뀌면서 인공물의 무게가 생명체 무게를 능가하고 있다./위키미디어

◇2040년까지 인공물 무게 3배 증가 예측

연구진은 지금 추세라면 2040년까지 인공물의 무게는 1.1조톤에서 3조톤으로 세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인간이 매년 300억 톤씩 더 인공물을 만드는 꼴이 된다.

과학계는 이번 네이처 논문은 인간이 지구에 새로운 지질시대를 가져왔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고 평가했다. 인간에 의한 오존층 파괴를 밝혀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파울 크뤼천 박사는 2000년 “인류 전체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므로 현 지질시대를 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지금은 신생대 제4기 홀로세(Holocene) 또는 충적세(沖積世)라고 부른다. 홀로세는 지금으로부터 약 1만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뒤부터 현재까지 인류 문명이 시작되고 급격하게 발달한 시기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