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된 여성이 분비하는 모유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결합하는 항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Pixabay

모유(母乳)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아기를 보호해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모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코로나를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코로나에 걸렸다가 완치된 산모는 모유를 통해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를 아기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마운트 시나이 아이칸 의대의 레베카 파월 교수 연구진은 지난 20일 국제 학술지 아이사이언스(iScience)에 “코로나에 걸렸다가 회복된 산모 15명에게서 채집한 모유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모유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가 발견됐다는 것은 어머니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아기에게 전달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의 분만 역학 연구자인 크리스티나 체임버스 교수는 과학 전문지 더 사이언티스트에 “이제 코로나 대유행기에 여성들이 안심하고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결과는 지난 9월 애머스트 매사추세츠 주립대 식품과학과의 베로니크 데메르-마티외 교수가 발표한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같은 달 중국 베이징대 연구진도 2017년 채집한 모유를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다양한 생물 세포에 투여하자 바이러스가 대부분 죽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코로나가 대유행하면서 모유 수유를 꺼리는 사람이 많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산모의 모유를 먹은 신생아는 코로나 보균자로 의심해야 한다고 봤고, 중국 우한에서는 산모가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으면 아기와 떼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체임버스 교수는 “지금까지 어머니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코로나를 옮긴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지난 6월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산모가 코로나에 감염돼도 모유 수유에 따른 혜택이 더 크다”며 수유를 계속하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