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보다 빠른 꿈의 열차 하이퍼루프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영국 버진하이퍼루프는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초고속 진공 열차의 유인(有人)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두 사람을 태운 열차는 6.25초 만에 최고 시속 172㎞에 도달했다. 이후 길이 500m 진공 통로를 15초 만에 통과했다. 이번 시험 주행은 400여 차례 무인 시험 끝에 이뤄진 것이었다. 버진하이퍼루프는 궁극적으로 시속 1000㎞ 이상 28인승 열차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2025년까지 안전 인증을 받고, 2030년에는 상용화할 계획이다.

‘꿈의 열차’라고 불리는 하이퍼루프 기술 개발이 국내외에서 한창이다. 하이퍼루프는 비행기보다 빠르면서도 에너지 소비량이 적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아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과학자들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속도를 높이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단 20분 만에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속열차보다 4배 빠른 속도

하이퍼루프는 진공에서 초고속으로 달리는 자기부상열차이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가 2013년 제안한 개념이다. 열차가 다니는 통로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펌프로 공기를 빼 진공 상태를 유지한다. 진공 통로는 바닥과 옆면에 전자석이 설치돼 있다. 자석은 같은 극끼리 서로 밀어낸다. 바닥의 전자석은 열차 아래 자석을 밀어내면서 열차를 띄운다.

옆면의 전자기석은 N극과 S극이 계속 바뀌면서 열차를 앞으로 밀고 끈다. 자석끼리 당겼다가 밀어내는 과정이 반복되는 것이다. 전자석에 의해 열차는 시속 1000㎞ 이상으로 음속에 가깝게(시속 약 1220㎞) 달릴 수 있다. KTX 같은 고속열차도 시속 300㎞이고, 미국이나 유럽을 다니는 국제선 항공기는 시속 800~1000㎞로 비행한다.

현재 각국에서 하이퍼루프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하이퍼루프 트랜스포테이션 테크놀로지스(HTT), 캐나다의 트랜스포드, 네덜란드의 하르트, 한국의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 등이다.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위해선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몇 가지 있다. 먼저 진공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IT 매체 더 버지는 “수백 마일이나 되는 통로(튜브)를 진공 상태로 유지하는 능력은 큰 도전 중 하나”라고 했다.

다른 문제는 안전성과 속도이다. 이관섭 철도연구원 신교통혁신연구소장은 “전자석을 잘 제어해서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고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진공 상태는 아니었지만 가장 빠른 자기부상열차 기록은 일본의 마그레브 열차가 가지고 있다. 2015년 일본 후지산 인근에서 시험 주행을 해 시속 603㎞ 기록을 세웠다.

◇철도연, 축소 모델로 시속 1000㎞ 달성

국내에서는 철도연구원이 초고속 열차를 개발하고 있다. 철도연은 실제의 17분의 1로 축소한 ‘하이퍼튜브’ 공력 시험 장치를 개발했다. 이를 통해 진공에 가까운 0.001 기압에서 시속 1019㎞를 달성했다. 지금까지 튜브 공력 시험 장치는 일본과 중국의 시속 600㎞, 1기압이 최고 기록이었다. 연구진은 “공력 시험 장치의 가속관 부분에서 주행 마찰 등의 문제를 해결해 시속 1000㎞를 돌파했다”라고 말했다.

철도연구원은 이번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크기 하이퍼튜브 차량과 튜브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30인승 초고속 열차를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관섭 소장은 “건설과 운영 비용이 고속철도의 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라며 “날씨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빠르고 안전한 미래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