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대웅제약의 '나보타'(왼쪽)와 메디톡스의 '메디톡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대웅제약의 이의 신청에 반대하고 기존 예비판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또한 대웅제약이 영업침해라는 최종판결이 나오면 예비판결 결과인 제품 수입금지 10년이 아니라 무기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ITC의 최종 판결은 다음 달 19일로 예정돼 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 ITC 내 OUII는 ITC의 예비판결에 대웅제약이 제기한 이의 신청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 더해 OUII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무기한 수입금지 명령해야"

미국 앨러간의 ‘보톡스’란 상품명으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보툴리눔균(菌)에서 추출한 독성 단백질을 정제한 의약품이다. 인체에 주사하면 약한 근육 마비를 일으켜 주름을 펴고 눈 떨림을 없애는 효과를 낸다.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菌株)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예비 판결을 내렸다. 이후 대웅제약은 예비판결에 반발해 이의를 제기했다. ITC는 대웅제약의 이의 신청에 따라 재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OUII는 의견서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툴리눔 균주를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는 점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대웅제약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보다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더 큰 공익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최종 판결이 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은 무기한 효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OUII의 의견이 예비판결 때부터 이어진 편향된 의견”이라며 “이번 의견서는 ITC 위원회의 전면 재검토 결정에 대하여 기존 주장을 별다른 새로운 근거없이 그대로 반복한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5년 째 이어진 보톡스 분쟁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소송전은 보툴리눔 톡신의 원료가 되는 균주와 생산 공정을 두고 일어났다. 메디톡스는 “대웅이 우리 균주와 공정을 훔쳐갔다”고 주장하고, 대웅제약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품”이라고 반박했다. 메디톡스는 2006년 국내 최초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메디톡신을, 대웅제약은 2014년 나보타를 출시했다.

양측의 분쟁은 5년 째 이어지고 있다. 메디톡스는 2016년 “전(前) 직원이 균주와 생산공정을 대웅제약에 넘겼다”며 2016년 경찰에 진정을 냈으나 일부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메디톡스는 다시 2017년부터 국내에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1월에는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과 함께 같은 이유로 ITC에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를 제소해 지난 7월 예비판결이 나왔다. 최종 판결은 다음달 19일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