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는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면역세포들로 대응한다. 정찰병 역할을 하는 면역 단백질 항체가 표면의 돌기 단백질에 결합해 공격 신호를 보낸다. 이후 주력군인 백혈구들이 항체가 붙어 있는 바이러스를 공격해 없앤다.
문제는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의 돌기가 해마다 모습이 바뀌어 면역세포들이 바로 적군인지 알아보지 못한다는 데 있다. 독감 백신은 바이러스의 돌기만 주사함으로써 인체가 미리 적군을 알아보게 훈련시키는 원리이다. 이렇게 바이러스를 한 번 약하게 경험하면 나중에 진짜 강한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바로 항체가 대응할 수 있다.
간혹 병을 막기는커녕 더 심하게 만든 백신도 있었다.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개발한 뎅기열 백신 ‘뎅그박시아’가 2017년 시판 후 항체의존면역증강(ADE)이란 부작용 문제로 사용을 중단했다. ADE는 백신 접종으로 오히려 해당 바이러스 침투가 더 잘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당시 필리핀에서만 약 70명이 사망했다.
길랭바레(Guillain-Barre) 증후군도 주요 백신 부작용이다. 신경세포에 손상이 생기는 급성 마비 질환으로, 1976년 미 포드 대통령 시절 새로 개발한 독감 백신을 4500만명에게 접종했는데 그 중 수백 명이 이 증후군을 앓고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과민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도 백신 부작용이다.
설대우 중앙대 약대 교수는 “백신 부작용은 백신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제약사들은 부작용이 발생하면 다른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는 쪽을 택하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원인을 찾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백신 개발이 일반 치료제보다 개발 시간과 비용이 훨씬 더 들기 때문이다. 치료제는 환자에게 투여해 바로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할 수 있지만, 백신은 건강한 사람에게 접종하고 장기간 관찰하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는지 봐야 한다. 코로나를 막아줄 백신 개발이 항체 치료제보다 더딘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