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안창욱 교수

걸그룹 소녀시대 태연의 동생 하연이 인공지능(AI) 작곡가가 만든 곡을 발표하며 지난 7일 가수로 데뷔했다. AI가 만든 곡으로 신인 가수가 데뷔한 경우는 세계 최초다. 이를 가능하게 한 배경엔 ‘AI 작곡가’를 탄생시킨 광주과학기술원(GIST) AI 대학원 안창욱(43) 교수가 있다.

안 교수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AI 전문가다. 그는 2016년 국내 최초로 AI 작곡가 이봄(EvoM)을 개발했다. 이봄은 진화 음악(Evolutionary music)을 줄여 만든 이름이다. 음악 스스로 진화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AI는 방대한 작곡 이론을 학습한다. 이를 토대로 음표들을 무작위로 만든다. 만들어진 곡 가운데 다시 좋은 곡들만 모아 새로운 곡을 만든다. 수차례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완성도가 높은 곡 하나가 만들어진다. 이봄은 10초면 3분짜리 곡 하나를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 이봄이 만든 노래는 수십만 곡이 넘는다.

안 교수는 “작곡가들이 AI가 만든 멜로디 가운데 좋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뽑아서 편곡할 수 있다”라며 “AI 작곡가가 사람을 보조하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봄이 만들 수 있는 곡은 가요뿐 아니라 피아노, 클래식, 오케스트라 곡, EDM(전자음악)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안 교수는 “최근 트로트 열풍에 맞춰 한국 AI만이 할 수 있는 트로트도 열심히 개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만든 유튜브 채널 ‘뮤지아(Musia)’에는 이봄이 만든 앨범 170여 개가 올라와 있다. 그는 “AI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라며 “AI 음악을 사람들에게 무료로 공개해서 사람들의 반응을 통해 더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안 교수는 대학 시절 클래식 기타 동아리에 들 정도로 음악에 관심을 많았다고 한다. 그는 “음악에 관심이 많았지만 음악 전문가는 될 수 없었다. 뭐든 가능케 하는 AI를 통해서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2000년대 중반 박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AI를 음악에 접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2017년 4월 ‘크리에이티브마인드’라는 AI 기술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도 만들었다. 이봄 기술을 바탕으로 곡을 만들어 상품화하는 작업을 하는 회사다. 안 교수 연구진은 음악 외에도 미술이나 게임 등 문화 영역 전반에 걸쳐 AI를 접목하는 연구들을 하고 있다.

안 교수는 쉽고 빠르게 음악을 만들어주는 맞춤형 ‘개인 음악 비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여자 친구 생일날 들려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줘'라고 하면 AI 개인 작곡가가 쉽고 빠르게 음악을 만들어 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