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김연정 객원기자

7일 오후 6시45분 서울대 302동 819호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의 연구실. 이날 현 교수는 노벨위원회가 진행하는 2020년 노벨화학상 시상식을 생중계로 지켜봤다. 노벨화학상은 유전자 교정을 연구한 두 여성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현택환 교수는 “생화학 분야가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나라 과학기술이 그만큼 수준이 높이 올라갔다는 것”이라면서 “파킨슨병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 같은 다양한 질병들이 치료제가 없는데, 앞으로 그런 질병들을 나노 소재 기술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 " 화학 전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 됐다고 생각″

비록 올해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현 교수는 유력한 노벨상 수상자로 지목돼 왔다. 지난달 글로벌 학술정보 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는 현택환 서울대 석좌교수가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이 유력한 과학자라고 발표했다. 나노입자 분야를 연구하는 미국 MIT의 모운지 바웬디 교수와 펜실베이니아대의 크리스토퍼 머레이 교수 등과 함께 노벨상 수상 유력 과학자로 지목된 것이다.

앞서 노벨상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 연구실에서 만난 현 교수는 “노벨상급 반열에 오른 중요한 사건”이라면서 “(이번에 노벨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올해 우리 연구진만큼 우수한 업적을 남긴 연구진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노벨위원회도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이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저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8년 간의 업적은 다른 나노 과학자들에 비해 월등하다”라며 “나노 분야 뿐 아니라 전 화학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라고 말했다.

◇"노벨상급 학자 여러명 나온건 제 2의 한강의 기적"

그는 한국의 과학 수준도 높게 평가했다. 현 교수는 “우리나라가 노벨상 급에 가있는 학자들이 여러 명 나왔다는 것은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2014년 카이스트 유룡 교수와 2017년 성균관대 박남규 교수, 2018년 울산과기원 로드니 루오프 교수가 각각 클래리베이트에서 화학상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현 교수는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98도라고 생각한다”라며 “98도 까지 왔다고 생각하고 굉장히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 교수는 2001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온도를 서서히 올리며 반응을 시키는 균일한 나노입자 합성에 성공했다. 그전까지는 나노입자를 합성하면 크기가 들쭉날쭉해 원하는 크기의 입자를 별도로 골라내야 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다른 학자의 논문에 1660회 인용됐다. 2004년에는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한 나노입자 대량합성법은 무려 3000회나 인용됐다. 현 교수는 이 논문에서 나노입자를 기존 방법보다 1000분의 1 가격으로 1000배 많이 생산하는 방법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