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물류창고에서 팔렛을 옮기는 로봇과 작업자. 100명당 사고 건수에서 로봇을 쓰는 아마존이 업계 평균보다 훨씬 사고가 많음을 알 수 있다./아마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물류창고에 로봇을 도입하면서 다른 곳보다 사고가 두 배나 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회사는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사소한 사고까지 보고하도록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로봇 도입 후 작업 목표가 상향 조정되면서 사고가 늘 수밖에 없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미국 탐사보도센터의 뉴스사이트인 ‘폭로(Reveal)’는 지난달 29일 “지난해 아마존의 물류창고 150곳에서 작업자가 일을 쉬거나 제한적인 업무만 가능할 정도의 부상이 1만4000여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탐사보도센터의 뉴스사이트 폭로의 아마존 물류창고 사고 건수 보도]

◇업계 평균 두 배 가까운 사고 발생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작업자 100명 당 7.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는 2016년에 비해 33%나 증가한 수치이며, 업계 평균치보다 거의 두 배에 이른다. 워싱턴의 듀퐁 물류 창고에서는 업계 평균의 5배나 되는 100명 당 22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아마존 물류창고 작업자 100명당 사고 건수 추이. 로봇을 쓰는 곳(맨 위)이 로봇이 없는 곳(가운데)이나 업계 평균(아래)보다 훨씬 사고가 많음을 알 수 있다./Reveal

아마존은 폭로지의 보도에 대해 “작업자의 안전을 위해 사소한 사고라도 보고하도록 했기 때문에 부풀려진 수치”라고 반박했다.

아마존은 지난 2016년 7억7500만 달러를 들여 물류 로봇 전문업체인 키바 시스템을 인수하고 아마존 로보틱스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물류창고에 로봇을 본격 도입했다.

아마존은 현재 ‘드라이브’로 부르는 물류 로봇을 20만대 이상 운용하고 있다. 500㎏ 정도 무게의 이 로봇은 사람과 함께 작업한다. 아마존은 “물류 로봇 덕분에 창고에 물건을 40% 더 저장할 수 있다”며 “작업자는 전보다 모두들 꺼리는 단순한 작업을 덜 하게 된다”고 밝혔다.

팔렛을 옮기는 아마존의 이송 로봇./아마존

◇생산성 늘었지만 작업 강도도 높아져

반면 물류 창고 작업자들은 로봇이 도입되면서 이동 반경이 제한되고 단순 작업을 반복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전과 다른 동작도 더 많이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캘리포니아의 페치 로보틱스의 멜로니 와이즈 대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마존의 로봇은 작업자들이 로봇이 가져온 물건을 집으러 몸을 구부리거나 팔을 위로 뻗는 등 인체공학에 맞지 않는 동작을 더 강요한다”고 밝혔다.

6톤 무게의 아마존 물류 로봇 로보스토( RoboStow). 팔렛을 들어 이송용 로봇에 적재할 수 있다./아마존

더 큰 요인은 로봇 도입 이후 물류 창고의 생산 목표가 상향 조정되면서 업무 강도가 높아진 것이라고 폭로지는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로봇 도입 후 한 물류 창고에서 작업자가 다루는 물품이 100가지에서 400가지로 높아졌다. 또 아마존의 대규모 할인 행사인 프라임 데이와 사이버 먼데이에 사고가 집중된 것도 로봇 도입으로 인한 사고 증가를 보여주는 증거로 제시됐다. 아마존 내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프라인 데이 기간에만 400건 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아마존 물류 창고를 조사한 미국 직업안전건강관리청의 의학담당자인 캐스린 페이건은 폭로지에 “물건을 더 빨리 옮기는 로봇이 도입되면 작업자도 그만큼 빨리 물건을 집거나 움직여야 한다”며 “이로 인해 작업자의 부상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