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형 AI 자율작업 로봇을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 인공지능기계연구실연구진. 왼쪽부터 박진성 선임연구원, 김정중 선임연구원, 김창현 실장, 고두열 선임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

제조 현장에서 작업에 따라 형태와 기능을 바꿀 수 있는 트팬스포머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스마트 공장 도입이 어려웠던 중소기업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맞춤형 로봇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은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인공지능기계연구실 김창현 실장 연구진이 제조현장의 요구에 따라 변화가 가능한 모듈형 AI(인공지능) 기반 자율작업 로봇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모듈형 AI 자율작업 로봇의 작업 모습. 직육면체 상자 형태의 모듈을 바꾸면 물건을 위로 올리는 리프트 등으로 변신할 수 있다./한국기계연구원

이번에 개발한 모듈형 로봇은 직육면체의 상자들을 쌓은 형태다. 각각의 상자마다 고유 기능이 있다. 이들을 조합해 생산현장에서 이송 로봇이나 부품을 조작하는 로봇팔, 물품을 들어 올리는 리프트 등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생산품종이나 생산량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때마다 그에 맞는 전용생산 설비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 기술을 활용하면 더 쉽게 스마트한 생산 공정을 채택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AI가 작업할 물건 스스로 인식

연구진은 연구소 실험실에 중소 제조기업 현장과 유사한 모의 생산현장을 만들고, 이에 필요한 AI 기술 기반 자율작업 모바일 로봇과 로봇팔 시스템을 개발했다. 로봇은 모의 생산현장에서 원하는 물품을 들어 올리고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까지 주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로봇의 가장 큰 특징은 각각의 기능을 가진 모듈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모듈은 원하는 물건을 집어들거나 이동하고. 위로 올리며 감시하는 등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7개의 모듈로 구성됐다. 물건을 창고에 쌓는 용도라면 이동장치와 로봇팔, 리프트 모듈을 쌓아 결합하면 되는 식이다.

모듈형 AI 자율작업 로봇 구성./한국기계연구원

특히 이번 로봇은 AI 기술과 카메라를 활용해 작업자가 원하는 물건이 무작위로 놓여 있더라도 센서로 인식하고 집어들 수 있는 기술도 탑재했다. 대상물의 색과 원근 정보를 통해 물체의 종류와 자세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창현 실장은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중소 제조현장에 적용하면 변종(變種)· 변량(變量)의 다품종 소량 생산 제조현장도 최소한의 변경만으로도 작업 보조, 현장 모니터링 등이 가능해져 스마트 공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며 “중소 제조업기업의 스마트 공장 구현을 앞당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둘형 AI작업 로봇. 로봇팔 모듈에 물건을 들어 올리는 리프트 모듈이 결합했다./한국기계연구원

연구진은 이번 기술을 자동차 생산 조립 공정과 반도체 후공정 웨이퍼 이송 물류 자동화 관련 기업에 이전했다. 앞으로 스마트 무인 카페, 자율 감시 로봇과 같은 상업용 물류 로봇 분야의 기술사업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의 모듈형 AI 자율작업 로봇. 로봇팔 모듈에 물건을 들어 올리는 리프트 모듈을 결합했다./한국기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