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지난 2개월여 사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 등에서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실제 거래는 노원·성북·강서 등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노원구에서는 실거래 중 절반 이상이 6억원 미만 가격대의 아파트에 몰렸다. 대출 한도가 묶여 자금 동원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접근 가능한 가격대 아파트에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에 급매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본지가 올해 2월부터 지난 6일까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록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서울에서는 총 9960건의 아파트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곳은 노원구로 1411건(14.2%)을 차지했다. 이어서 성북(666건), 강서(652건), 구로(633건), 은평(588건) 순이었다. 서울 안에서 주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으로 이 5구에서 서울 전체 거래의 40%가 이뤄졌다.

한편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이 기간 중 잠시 동안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한 7구(강남·서초·송파·용산·성동·강동·동작)의 거래는 전체 중 20.2%에 그쳤다. 주택 수가 많은 송파와 강동을 제외하면 10.9%로 더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강화된 대출 규제 영향으로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가격을 낮춰도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수도권 내 주택을 구입할 때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4억원, 25억원 초과 아파트는 2억원밖에 대출이 되지 않는다. 급매물이 나오더라도 ‘현금 부자’가 아니고서는 접근이 어려운 구조인 것이다.

가장 많은 거래가 몰린 노원구에서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에 거래가 집중됐다. 노원구에서 이 기간 거래된 1411건 중 15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단 1건뿐이었다. 6억원 미만 아파트 거래는 749건으로 53%를 차지했다. 현재 주택 대출 규제상 15억원 이하 아파트는 최대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대에 실수요가 몰린 것이다.

생애 최초 매수 수요도 이 가격대에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디딤돌 대출은 평가액 최대 6억원 이하까지 적용되기 때문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3월 서울에서 생애 첫 부동산(집합건물 기준) 매수인은 강서구와 노원구에서 가장 많았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보완 방침이 발표된 1월말 이후 생애 최초 주택을 구매한 무주택자가 사실상 서울 아파트 시장을 견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수요가 몰리며 노원구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으로 노원구 집값은 올해 들어 누적 2.83%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인 2.25%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