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일어난 땅꺼짐이 터널 공사와 노후 하수관 관리 미흡으로 약해진 지반이 버티지 못해 생긴 사고였다고 결론 냈다. 앞으로 터널 공사 시 지반 조사 기준을 강화하고 지반 탐사 주기를 단축하는 등 사고 예방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3일 국토교통부는 명일동 땅꺼짐 사고와 관련해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의 사고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발표했다. 명일동 땅꺼짐은 지난 3월 24일 명일동 도로가 깊이 16m 규모로 침하하면서 1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고다.
국토부는 사고 직후 조사를 위한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를 구성하고 현장 조사와 품질 시험, 관계자 청문 등 26회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 전문 기관에 드론 영상 기반의 3D 모델링을 통한 안정성 검토 등을 의뢰하기도 했다.
사조위는 그동안의 조사를 통해 과거 터널 공사 등으로 지하수위가 저하됐고, 노후 하수관에서 지속적으로 누수가 발생해 지반이 약해지며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 냈다. 당시 서울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오랜 풍화로 이미 약해진 지반층이 지하수위 저하와 하수관 누수로 더욱 약해진 것을 설계와 시공 단계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 사고 지점은 과거 세종~포천 고속도로 13공구 터널 공사로 지하수위가 저하돼 이미 지반이 약화된 상태였다. 2017년 13공구 설계 당시 지하수위가 지표면 기준으로 3.1~6.9m 아래 있었지만, 2022년 도시철도 9호선 4단계 설계 시 지하수위는 지표면 기준 18.9~25.5m로 약 18.6m나 낮아져 있었다.
또한 주변 노후 하수관 관리도 미흡했다. 해당 지하 시설물은 2022년 실태 조사를 실시했지만 균열과 이음부 단차 등에 대한 보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 대책으로 설계 및 시공 관리 강화를 위해 지반 조사 간격을 줄이고, 굴착 시 1일 굴진 속도와 굴진량을 시공 계획서에 반영하는 등 관리 강화 방안을 권고했다. 또한 지하 시설물 관리를 위해 지반 탐사를 강화하고, 굴착 공사 인근 노후 하수관 교체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인준 사조위 위원장은 “사고 조사 결과를 정리 및 보완해 12월 중 국토부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유사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국토부를 포함한 관계 기관의 신속한 제도 정비와 후속 조치를 기대한다”고 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관계 기관에 통보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현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행정 처분과 수사 의뢰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