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50년까지 건축물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이상 감축하려면 민간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위해서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제도와 그린리모델링사업에 민간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데, 현재 초기 투자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7일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가 발표한 ‘국내 건축물의 탄소중립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부문별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지난해 건물부문은 산업(41.3%), 발전(31.6%), 수송(14.1%)에 이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 4위(6.3%)를 기록했다. 정부는 녹색건축물 조성을 통해 2050년 건축물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해 대비 85.8% 감축할 계획이다.
정부는 녹색건축물 조성을 위해 핵심 정책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제도’와 ‘그린리모델링사업’을 제시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에너지 부하를 최소화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녹색 건축물이다. 2017년부터 ZEB 인증 제도를 운영해 인증 등급에 따라 용적률 완화(11~15%), 세제 혜택(15~20%)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이 제도는 건축물의 에너지 자립률과 1차 에너지 소요량을 측정해 에너지 효율을 평가하고 등급을 인증하는 것이다. 공공 부문은 2020년부터 일정 규모(1000㎡) 이상 건축물을 신축할 때 ZEB 4등급 이상 취득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 부문은 자율 참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향상 및 효율 개선으로 기존 건축물을 녹색 건축물로 전환하는 것으로 지난 2013년부터 추진됐다. 공공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 관련 공사비를 직접 지원하고 민간 건축물에 대해서는 에너지 절감 공사의 대출 이자 비용을 간접 지원하는 구조다.
하지만 고금리로 민간 참여가 저조해 기존 대출분이 아닌 신규 지원은 지난 2023년 말에 종료됐다. 현재 민간 대상 그린 리모델링 사업은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제출한 내년도 예산 정부안에도 관련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가 녹색 건축물 활성화를 위해 공사비 보조금 지급 등 관련 예산을 확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수진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ZEB와 그린 리모델링에는 상당한 투자 비용이 소요되는데 이는 사업 주체에 부담으로 작용해 참여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공공 부문은 예산 확보와 정책 등을 통해 정부가 참여율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민간 부문에 강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추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