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를 나타내는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한강 벨트 등 고가 아파트 가격은 급등한 반면, 저가 아파트 값은 거의 오르지 않은 영향이다. 정부의 대출 규제 충격이 현금 동원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몰리는 중저가 아파트들에 더 크게 작용하면서 같은 서울 안에서도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3일 KB부동산 월간 주택 가격 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10월 서울 5분위(상위 20%) 아파트 평균 가격은 33억4409만원이었다. 이 아파트들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3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개월 만에 3억원 이상 올랐다. 이 조사는 이달 13~17일 기준으로, 정부가 내놓은 10·15 대책 이후 상황도 일부 포함된 수치다.

하위 20%인 1분위 아파트 평균 가격은 4억9536만원이었다. 과거 5억원을 넘기도 했던 저가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22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024년 1월 4억9913만원을 기록하며 5억원 아래로 떨어진 뒤 22개월째 4억원대에 머물고 있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확대되면서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상위 20%를 하위 20%로 나눈 값)은 6.8을 기록했다.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다. 저가 아파트 7채를 팔아야 고가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것으로, 같은 서울 내에서도 아파트 가격의 양극화가 극심하다는 뜻이다.

이는 과거 정부 때부터 이어져 온 다주택자 규제와 현 정부의 대출 규제가 집값 상승률이 높은 ‘똘똘한 한 채’에만 현금 부자가 몰리도록 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 때문에 비핵심 지역인 서울·경기 외곽 지역 거래는 감소하고, 현금 자산가 간의 거래만 간간이 이뤄지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대출을 받고 주택을 구입한 비율을 봤을 때 한강 벨트로 불리는 마포·성동보다 강북·성북·구로 등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대출 비율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1~9월 서울 주택 매매 자금 조달 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서울 평균 LTV(주택 담보 인정 비율)가 40% 이상인 주택 매매 거래 비율은 총 49%였다. 한강 벨트로 불리는 마포·성동 등에서는 LTV 40% 이상 거래가 46.8%였지만 강북(67%), 금천(62%), 성북(62%), 중랑(61%), 구로(59%) 등의 지역은 60%가 넘었다. 상대적으로 아파트 가격이 낮은 지역에서 대출을 빌려 집을 구매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출 규제가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