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경매로 매각된 집이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느리고, 상반기 반짝 회복하던 수도권 부동산 거래도 대출 규제로 다시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대출 원리금 부담을 버티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2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 임의경매로 매각된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이 1만3909건으로 집계됐다. 2015년 같은 기간 동안 1만5024건을 기록한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지난달에는 2289건이 임의경매로 매각되며 2019년 12월(2317건) 이후 가장 많은 월간 수치를 기록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뒤 원금과 이자를 3개월 이상 갚지 못하면 금융기관 등 채권자가 해당 부동산을 경매로 넘기는 절차다. 별도 재판 없이 곧바로 법원에 경매를 신청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임의경매가 늘어나는 건 이른바 ‘영끌 대출’을 받은 뒤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떨어질 줄 알았던 대출 금리가 여전히 고공행진을 하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집값이 급등했던 2020년 당시 연 2% 수준이던 고정 금리 대출 상품이 시간이 지나 3~5%의 변동 금리로 바뀌게 되면서 부담이 늘어난 영향도 크다. 예를 들어 3억원을 40년 동안 원리금 균등 방식으로 상환할 때, 이율이 2%면 매달 90만8477원을 갚아야 하지만 5% 땐 월 상환액이 144만6590원으로 뛴다. 매달 53만원 이상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셈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발간한 ’2025년 연간 전망 보고서‘를 통해 “매년 반기마다 20조원 안팎의 저금리 고정 대출이 변동 금리로 전환되면서 원리금 상환에 압박을 받는 대출자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