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5대 광역시의 ‘준공 후 미분양’이 지난해보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준공 후 미분양은 아파트를 다 짓고도 분양이 되지 않은 단지를 말한다. 대구광역시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해보다 2배 넘게 늘었고, 부산(89.9%), 광주(59.9%) 등 주요 광역시들도 대부분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했다. 대구의 달서구, 부산의 부산진구, 사하구 등의 미분양 급증이 두드러진다.

2024년 10월 8일 대구 서구 내당동 반고개역 푸르지오 아파트에 '1억 이상 파격 할인' 현수막이 걸려 있다. / 뉴스1

18일 국토교통부와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에 따르면 대구의 6월 말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382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2024년 6월(1635가구)보다 2189가구(133.8%) 증가한 수치다. 1년 동안 준공 후 미분양이 2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자치구별로는 달서구가 준공 후 미분양이 42가구에서 1275가구로 급증했다. 전체 대구 준공 후 미분양의 33.3%는 달서구에서 나왔다. 서구(772가구·20.2%), 수성구(626가구·16.4%), 중구(481가구·12.6%) 등도 준공 후 미분양이 많은 지역이다.

부산도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이 1402가구에서 2663가구로 89.9%(1261가구) 늘었다. 부산진구와 사하구가 부산 전체 준공 후 미분양의 절반을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사하구는 지난해 6월 준공 후 미분양이 6가구뿐이었지만 올해는 440가구로 늘었다. 전체 부산 준공 후 미분양의 34.4%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부산진구도 준공 후 미분양이 48가구에서 409가구로 급증했다. 전체 부산지역 준공 후 미분양의 28.6%가 이곳에 몰려 있다. 부산진구는 부산의 한가운데, 사하구는 가장 외곽에 있는 지역이다.

대구, 부산뿐 아니라 주요 광역시들이 대부분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했다. 광주는 전년보다 준공 후 미분양이 59.9% 늘었고, 대전(42.3%)과 울산(22.1%)도 20% 넘게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증가했다.

그래픽=손민균

전문가들은 시장을 예측하지 못하고 과잉 공급을 한 영향이 주요 광역시에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대도시의 구도심 인근에 신도시를 세우고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 인구가 신도시로 빠져나가는 데 다시 구도심에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도 악성 미분양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지금 미분양 문제가 발생하는 단지들은 4~5년 전인 2020~2021년 사업을 시작했던 곳”이라며 “부동산 호황기가 계속 이어질 줄 알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아 과잉 공급을 했고 그 부작용이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연구원도 “입주 물량이 수요를 크게 웃도는 공급과잉 현상과 상대적으로 높은 분양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며 주요 광역시의 대규모 미분양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부산 사하구의 미분양 급증은 인근 낙동강 건너 신도시로 조성된 부산 에코델타시티와 관련이 있다”면서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사하구 인구가 빠져나갔는데 이런 지역에 다시 아파트를 분양해 대부분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델타시티는 부산 강서구 강동동 등지에 11.770㎢ 규모로 조성되는 곳으로 한국수자원공사, 부산도시공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총 33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한편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가구는 6만734가구며 이 중 78.1%인 4만9795가구가 지방에 있다. 또 전체 준공 후 미분양은 2만6716가구며 이 중 83.5%인 2만2320가구가 지방 미분양 물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