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다 앞서 농촌 고령화를 겪고 있는 일본은 농지 문제를 어떻게 풀고 있을까?
일본 역시 농가가 소유한 농지를 직접 경작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고령화로 농업 종사자 수가 감소하면서 휴경지가 늘고 농촌이 황폐화하자 2000년대 들어 농지 취득 관련 규제를 풀기 시작했다. 큰 방향은 기업의 농지 소유와 활용을 확대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09년 외부 자본의 농업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농지의 소유보다는 효율적인 이용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농지법을 개정했다. 우선 개인이 농지를 취득할 때 적용하던 하한 면적을 없앴다. 또 농지를 소유할 수 있는 농업 법인이 아니라, 일반 법인도 전국적으로 농지를 쉽게 임차해 경작할 수 있도록 했다. 2015년에는 농업 법인의 구성원이나 임원, 출자 비율 요건을 크게 완화해 농업 법인 설립을 수월하게 했다. 이에 따라 2015년 1만5106개였던 일본의 농업 법인은 지난해 2만750개로 37% 늘었다.
기업이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 문은 더 넓어지고 있다. 일본은 2016년 국가전략특구인 효고현 야부시에 한해 농업 법인이 아닌 일반 기업도 농지를 취득할 수 있는 특례를 실시했다. 그 결과 황폐하던 농지가 일반 기업에 의해 다시 경작 가능한 농지로 회복되고 일자리도 창출되자, 일본 정부는 지난달부터 이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는 개정법을 도입했다. 유휴 농지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거나 농업 종사자가 부족한 지자체가 중앙 정부에 신청하면, ‘구조개혁특구’로 지정해 일반 기업도 농지를 소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기업이 부적절하게 농지를 이용할 경우 지자체에 환매하도록 하는 등 농지의 불법 전용을 방지할 장치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