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소멸 위기에 내몰린 농촌을 위해 주택 관련 규제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촌 주택에 한해 다주택자 규제를 풀어 도시민들이 유입돼야 농촌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농·산·어촌에 대해서는 1가구 1주택을 풀어줘야 한다”며 “수도권 인구가 지방에 집을 갖도록 장려해서 일주일에 4일은 도시에서, 3일은 농·산·어촌에서 생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4도(都) 3촌(村)’으로 사람들이 농촌에서 생활하고 소비하는 시간을 늘려 농촌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도 농어촌 주택에 대해 세제 혜택은 존재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1주택자가 3억원 이하 농어촌 주택이나 고향 주택을 취득할 경우, 이전 주택을 매도할 때 부과하는 양도소득세를 일부 면제해 주는 특례를 시행하고 있다. 다만 적용 요건이 생각보다 까다로워 농어촌 주택 거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특례를 받으려면 일반 주택을 농어촌 주택이나 고향 주택을 취득하기 전에 먼저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농어촌 주택을 갖고 있던 사람이 재테크 등 목적으로 서울에 집을 산 뒤 가격이 오르자 파는 경우엔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도시에 있는 기존 주택이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인 12억원을 넘기는 경우에도 초과분에 대해 과세가 이뤄진다.
따라서 농촌 주택을 주택 수 산정에서 아예 배제하는 식으로 더 과감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과감한 세제 혜택이 있어야 도시민들이 농촌에 주택을 소유하면서 영농 활동을 하거나 여가를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농지로 용도가 엄격히 묶여있는 땅을 다른 용도로 쓸 수 있도록 풀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원 장관은 “국토를 더 넓게, 복합적으로 쓰려면 ‘국토 재배치’ 수준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량 농지는 생산성을 높이면서 보전할 필요가 있지만, 휴경지나 농지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땅은 다른 용도로 과감하게 전환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