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서민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사상 처음으로 3.3㎡(평)당 2000만원을 돌파했다. 수도권은 물론 부산에서도 전용 59㎡ 분양가가 6억원을 넘는 단지가 나왔다. 분양가가 크게 오르면서, 수요자 부담이 늘어날 뿐 아니라 미분양도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69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분양가(1521만원)와 비교해 11.7% 오른 것이다. 원자재값·인건비·금리가 한꺼번에 오르며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연초 규제지역 해제로 강남·서초·송파·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이 분양가 상한제에서 벗어나면서 ‘분양가 고삐’가 풀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인기가 높은 소형 아파트 분양가 상승폭이 가팔랐다. 올해 전국 전용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349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평균(1938만원) 대비 21.2% 급등했다. 이날부터 1순위 청약에 들어간 경기 광명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전용면적 49.8㎡ B형 분양가가 5억4440만~5억9550만원으로, 3.3㎡당 2630만~2880만원에 달한다. 지난 3월 분양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역 푸르지오 더원’ 59.9㎡ B형은 분양가가 5억8200만~8억1800만원으로, 3.3㎡당 분양가가 2240만~3149만원에 달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용 60㎡ 이하의 일반분양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도 분양가가 뛴 원인”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분양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젊은 층의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여 수석연구원은 “고분양가 물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최근 주춤하던 미분양 아파트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질 수 있다”며 “분양가가 낮고 입지 여건이 좋은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비인기 지역이나 고분양가 단지는 외면받는 등 청약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