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마련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모델하우스를 찾은 시민들이 모형 주택을 보고 있다./뉴스1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 첫 분양 단지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1순위 청약에 2만명의 청약자가 몰리면서 200대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5년여 만에 중소형 평형 추첨제가 부활하면서 가점이 낮은 젊은층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1순위 청약은 98가구 모집에 1만9478건이 신청돼 평균 경쟁률이 198.76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356.89대 1이었다.

이 단지가 이렇게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청약 가점제가 아닌 추첨제로 뽑는 물량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1·3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하면서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가점제 40%, 추첨제 60%로 당첨자를 뽑게 됐다. 기존에는 서울 전체가 투기과열지구였던 탓에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배정됐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에서 추첨제로 입주자를 모집한 것은 2017년 8·2 대책 이후 5년 6개월 만이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일반분양 98가구가 모두 전용 85㎡ 이하여서 59가구가 추첨제로 나왔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3411만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1억원 정도 낮다.

전문가들은 청약 규제 완화로 수요가 살아나겠지만 입지나 분양가에 따라 성적은 양극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직방이 2월 청약 신청을 받은 전국 6개 단지의 1순위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3곳은 1순위 경쟁률이 7대1에서 11대1에 달했지만, 하위 3곳은 0.1대1~0.7대1로 1대1에 못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