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공사 모습. /시공사업단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관심을 끈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가 기대 이하의 청약 성적표를 받았다. 한때 ‘10만 청약설’까지 나왔지만, 1순위 청약에 1만3000여 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경쟁률 3.7대1을 기록했다. 서울 강남권에서 오랜만에 나오는 대단지 아파트여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간 것이다. 최근 금리 부담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에 극도로 위축된 주택 매수 심리가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과 함께 주택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올림픽파크 포레온 일반 분양 3695가구(특별공급 제외)의 1순위(서울 2년 이상 거주) 청약에 1만3647명이 신청했다. 미달한 주택형은 없었지만, 평균 경쟁률은 3.69대1에 그쳤다. 전용면적 84㎡ A 타입(209가구)에 가장 많은 1968명이 신청해 9.4대1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대부분 주택형이 경쟁률 5대1을 밑돌았다. 전용 39㎡는 541가구에 560명만 신청해 간신히 미달을 면했다.

애초 부동산 시장에선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평균 경쟁률이 20대1을 무난히 넘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분양가가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지만, 주변 시세보다 3억~4억원 정도 저렴한 것이 강점으로 꼽혔다. 1만2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인 점, ‘강남 4구’인 데다가 올림픽공원과 바로 붙어 있는 입지를 감안하면 청약 수요가 충분할 것이란 논리였다.

그러나 실수요자가 가장 선호하는 전용 84㎡ 물량이 모두 분양가 12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됐고, 2년 실거주 의무, 8년 전매(轉賣) 금지 같은 조건 때문에 청약을 포기한 무주택 수요자가 예상보다 많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최근 집값이 급격히 내리지만, 둔촌주공 청약 경쟁률이 평균 5대1도 안 되는 건 집을 사려는 수요가 극도로 위축됐다는 증거”라며 “만약 당첨자의 계약이 지지부진하면 서울은 물론 수도권 주택 시장이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예비 정원을 채우지 못한 11개 주택형을 대상으로 7일 1순위 기타지역(수도권) 청약을 접수한다. 이 단지는 모집 가구 수의 5배수까지 예비 입주자를 선정해야 청약이 마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