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 경기 위축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건설 업계의 ‘파격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다. 명품 핸드백이나 외제차 같은 고가 경품을 내걸거나 아파트 관리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현장까지 생겼다.

18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서 분양하는 ‘인덕원자이 SK뷰’ 청약자를 상대로 벤츠 자동차를 경품으로 걸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관심 고객으로 등록하고 청약 기간 내에 청약한 뒤 이벤트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한다. 앞서 경기 화성시 ‘동탄푸르지오 시티웍스’도 견본주택 방문자에게 벤츠 승용차를 걸고 이벤트를 진행했고, 경기 하남시 ‘미사 아넬로 스위첸’ 오피스텔은 BMW 미니 쿠퍼를 경품으로 제시했다. 경북 칠곡군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은 샤넬 핸드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입주민의 관리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아파트 단지도 등장했다. 반년 넘게 미분양 해소에 애를 먹는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아파트 시설물 운영 수익을 활용해 입주민에게 3.3㎡당 1만원가량의 관리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또 분양가 10~15% 할인, 취득세 일부 지원 등의 이벤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강원도 원주시 관설동 일대에서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원주 레스티지’는 청약자들을 대상으로 중도금 대출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청약을 통해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작년까지만 해도 ‘로또’로 통하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청약 시장에도 냉기가 감돌고 있다. 8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0만3542명으로 7월보다 1만5711명 줄었다. 2009년 통장 출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전국 단위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1284가구로 한 달 사이 12.1%(3374가구) 늘었다. 특히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작년 말 1509가구에서 4528가구가 돼 7개월 만에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이 심각하게 많다고 보긴 어렵지만, 증가세가 가팔라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